'정대협이 종북?' 또 시작된 여론몰이…위안부 문제까지

"정대협 지도부는 종북" 미래한국→일베→어버이연합, 그 다음은?

한·일 위안부 협상 결과를 두고 피해 할머니들과 시민단체가 반발하고 나선 가운데 때아닌 종북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한국 정신대 문제 대책협의회(정대협)의 수요집회가 끝난 뒤, 어버이연합은 같은 자리에서 집회를 열었다.

어버이연합 관계자는 성명서를 읽고 "정대협 지도부는 대한민국을 전복시키고, 북한을 찬양하는 세력이 철저히 장악하고 있다'며 "그들은 북한 찬양 전력으로 실형까지 살았던 인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틀 전 마포구 정대협 사무실을 찾은 '엄마부대 봉사단'은 "정대협이 할머니들을 앞세워 사회를 어지럽게 하려는 불순한 동기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러한 주장의 배경에는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등을 타고 공유된 한 게시물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미래한국'이라는 보수 인터넷 매체에서 쓰인 이 글은 윤미향 상임대표 등 정대협 지도부의 남편들이 종북 전력이 있다며 위안부 피해자를 돕는 정대협의 활동에 문제를 삼았다.

하지만 윤 상임대표의 남편 김모(52)씨가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남매 간첩사건'은 이미 조작으로 드러난 바 있다.

사건의 주요 가담자였던 안기부 공작원 백흥용 씨가 독일로 파견된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 소속의 변호사들을 만나 양심선언을 한 것.

이후 누명을 벗고 사면복권된 김씨는 지난 2003년 대통령 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조사관으로 임명돼 근무하기도 했다.

정대협 윤미향 상임대표는 "남편은 조작된 범죄로 고문을 받아야 했던 당시의 기억에 대해 지금까지도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며 "하지만 악의적 여론몰이에 일일이 대응할 시간도, 여력도 없는 실정"이라고 성토했다.

세월호 사건 등 정부에 불리한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어김없이 등장했던 '종북 딱지'가 이번에도 또다시 사안의 본질을 흐릴까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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