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김종민 감독은 답답하다. 정규리그 MVP 출신 김학민은 공격종합 1위를 달리는 등 변함 없이 제 몫을 해주고 있고, 정지석도 수비는 물론 공격에도 눈을 떴다. 79세트 245점으로 앞선 두 시즌 득점을 넘어섰다. 외국인 선수를 산체스에서 모로즈로 교체하는 등 힘든 시기가 있었던 대한항공이 V-리그 2위를 유지하는 힘이다.
다만 우승을 위해서는 신영수, 곽승석의 분전이 필요하다.
둘은 지난 시즌까지 주전이었다. 그런데 올 시즌은 다르다. 김학민이 첫 번째 옵션이고, 정지석이 수비형 레프트로 활약하고 있다. 기량 문제는 아니다. 신영수와 곽승석이 좀처럼 컨디션을 못 찾고 있기 때문이다.
김학민은 올해 우리나이로 서른넷이다. "군대 가기 전보다 오히려 몸 상태가 좋다"고 말하지만, 장기레이스를 거쳐 대권에 도전하려면 체력 안배가 필수다. 정지석은 이제 3년 차다. 제대로 주전으로 뛴 건 처음이다. 체력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다. 뒤를 받쳐줄 베테랑이 필요하다.
김종민 감독은 "걱정은 체력"이라면서 "신영수가 좀 해줘야 하는데 안 올라온다. 곽승석은 연습 때도 제 컨디션이 아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가장 좋은 그림은 경기를 뛰면서 컨디션을 찾는 것. 문제는 대한항공이 선두 추격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압도적 전력이 아닌 탓에 신영수, 곽승석이 컨디션을 찾을 때까지 코트에 둘 수 없다. 6일 KB손해보험전에서도 신영수와 곽승석은 1세트 잠깐 모습을 드러낸 것이 전부다.
김종민 감독도 "사실 경기를 뛰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하는데 지금 만만한 팀이 어디있냐"고 아쉬워했다.
선두 OK저축은행과 대한항공의 격차는 승점 5점이다. 아직 세 차례나 맞대결이 남아있어 충분히 뒤집어질 수 있는 격차다. 결국 대한항공이 우승으로 가는 숙제는 신영수와 곽승석이 풀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