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김병관 "안철수 비교에 당혹…많이 다르다"

-전문가가 정치참여해 목소리 내줘야
-취업, 등록금 문제에 관심 많았다
-입당 사고쳤지만 후회하지 않아
-지역구? 비례? 당 도움에 힘쓸 것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병관 (웹젠 의장, 더불어민주당)

게임 전문기업 웹젠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지난 4분기 석 달 동안 매출액만 800억원을 넘긴 게임업계의 신화 같은 이야기죠. 그 신화의 중심에 선 인물은 바로 이 회사의 오너, 김병관 의장입니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에서 맨손으로 2200억원 자산가가 된 벤처기업가인데요.

김병관 의장이 더불어민주당의 제2호 인재로 영입이 됐죠. 정치적인 활동과는 거리가 먼 게임업계 대표라는 점도 특이하고요. 또 IT전문가인 안철수 의원하고 묘하게 대비가 되면서 이래저래 화제입니다. 대체 무슨 꿈을 가지고 정치권에 발을 들였는가, 오늘 첫 방송출연입니다.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 직접 만나보죠. 김병관 의장님, 안녕하세요.

◆ 김병관> 네, 안녕하세요. 김병관입니다.

◇ 김현정> 인생을 통틀어서 오늘이 시사프로 첫 출연이시라면서요?

◆ 김병관> 방송 시사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방송에 처음 나오고 있습니다.

◇ 김현정> (웃음) 감사합니다. 그러면 지금 조금 떨리시겠어요?

◆ 김병관> 조금 떨리고 있습니다. (웃음)

◇ 김현정> (웃음) 그 정도로 정치적인 어떤 활동하고는 거리가 먼, 오로지 게임 연구하고 회사 경영만 하시던 분이 어떻게 갑자기 더민주당의 제2호 인재로 입당을 선택하게 되신 겁니까?

◆ 김병관> 저는 저처럼 현장 경험이 있는 분들이 정치에 많이 참여를 해서 현장의 목소리를 좀 많이 내줘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저 같은 현장 경험이 있는 분들이 좀 참여를 많이 하면,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문재인 대표가 직접 연락을 하신 거예요?

◆ 김병관> 네. 당 내부에서 좀 추천이 있었던 것 같고요. 추천 들어오신 분들 중에서 외부에서 검토해서 저한테 연락을 주셨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원래 기업을 운영하시는 분이니까 이런 추천이 들어와서 연락이 온다고 해도 선뜻 ‘그래요, 나는 하겠습니다.’ 라고 말씀하시기가 쉽지 않으셨을 것 같은데. 고민은 안 되셨어요?

◆ 김병관> 고민이 좀 많이 됐고요. 그리고 게임업계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기업인들이 정치적인 의사표시하는 것에 대해 두려움들이 있는 게 사실이잖아요. 그렇다고 피하는 거지 정치에 관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 김현정> 며칠이나 고민하셨어요?

◆ 김병관> 시간을 많이 주시기는 않더라고요, 당에서. (웃음) 그래서 한 실질적으로 고민한 건 한 일주일 정도 깊게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일주일 깊게 고민한 끝에 ‘세상을 좀 바꾸고 싶다. 그래, 현실 정치에 발을 담그고 현장경험을 살려서 세상을 바꾸는 데 뭔가 투신하자’ 이런 생각을 하신 거예요. 그렇다면 어떤 일을 그렇게 하고 싶으셨던 건가요? 우선적으로 뭘 하고 싶으셨던 겁니까?

◆ 김병관> 기본적으로는요. 청년세대들이 어려움들이 많이 있잖아요. 대학 등록금 문제나 취업문제 그리고 지금 아르바이트를 포함해서 비정규직 문제 같은 청년문제들에 기본적으로 관심이 많이 있고요. 그리고 제가 벤처창업과 관련된 제도적인 문제들에 대해서 좀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고요. 그리고 중견기업들이 벤처기업과 대기업 사이에서 되게 애매모호한 위치에 있거든요. 그래서 이러한 중견기업들의 문제들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이 있습니다.

◇ 김현정> 청년세대문제, 중견기업들의 문제요? 그러면 헬조선이라는 말에 동의하십니까?

◆ 김병관> 저는 헬조선인지 아닌지가 중요한 것 같지는 않고요. 헬조선을 탓할 수밖에 없는 현재 상황에 대해서 기존 정치권들이 좀 잘 생각해보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노력을 좀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헬조선이 된 데에는 정치권이 자유롭지 않다. 정치도 책임이 있다, 이렇게 보시는 거예요.

◆ 김병관> 그렇죠. 정치권에 1차적인 책임이 있다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김병관 웹젠 의장 (사진=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 김현정> 하지만 지금 정부는 청년들을 위해서 청년희망펀드도 만들어서 창업지원한다고 하고 장학금도 확대한다고 하고 그러지 않습니까? 그걸로는 안 되는 건가요?

◆ 김병관> 제가 알기로는 청년희망펀드에 대해서 구체적인 모습이 아직은 없는 것 같고요. 그리고 장학금보다는 조금 더 근본적으로 대학등록금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간접적인 해결방법들을 생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좀 더 적극적인 해결 방법들을 제시해 줘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으로는 부족하다, 이걸로는 헬조선, 흙수저들이 성공하는 이런 사회 만드는 건 어렵다’는 말씀이군요. 그런데 그 일을 할 수 있는 여러 당이 있고 특히 IT기업가 출신이라는 비슷한 이력을 가진 안철수 의원도 있지 않습니까? 어떻게 보면 김병관 의장하고 그쪽이 더 많이 통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왜 그쪽이 아닌 더불어민주당을 선택하셨나요?

◆ 김병관> 기본적으로는 안 의원님쪽에서 제안이 없었고요. (웃음)

◇ 김현정> (웃음) 1차적으로는 제안이 없었어요. 제안이 있었으면 거기 갈 생각도 있으셨어요?

◆ 김병관> 그런데 사실 안철수 의원님하고 저를 비교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그분이랑 저를 비교하는 게 좀 당혹스럽긴 합니다.

◇ 김현정> 아. 그러세요?

◆ 김병관> 네. 단순히 경력만 보고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저는 살아온 이력이나 생각들이 저랑은 많이 다른 것 같거든요.

◇ 김현정> 살아온 이력도 다르고 생각도 다르다? 그게 무슨 말씀이실까요?

◆ 김병관> 저는 안 의원님과 정책적인 부분들에 대해서 공감을 가지고 있는 부분들이 많이 있긴 한데요. 다만 지금까지 의사결정 해오셨던 것들이나 하는 것들이 저와는 잘 맞지 않는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 김현정> 의사결정하는 방식이 나와는 다르다? 김병관 의장은 어떻게 결정을 하시고 안철수 의원은 또 어떻게 하시는데요?

◆ 김병관> 제가 개인적으로 잘 알지는 못해서 제 판단이 틀릴 수는 있는데요. 언론에 보였던 모습들을 보면 지난 대선 때 단일화 과정에서 보여줬던 행보라든가, 새정치민주연합 합당형식으로 창당할 때 주변분들이랑 별로 상의 없이 통합이 된 걸로 알고 있거든요. 그래서 그 계기로 해서 주변분들이 많이 떠나기도 하셨고요. 그리고 또 최근에 탈당까지의 흐름에서 보여준 모습들을 보면 저와는 좀 많이 다른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런 과정들을 쭉 지켜봤을 때 나와는 다르다, 나와는 좀 맞지 않는 조직이고 맞지 않는 분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계셨던 거예요.

◆ 김병관> 네.

◇ 김현정> 그 말씀은 의사결정이 조금 혼자하는 결정? 독단적인 면이 있다고 보시는 거예요?

◆ 김병관> 중간 과정에서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을 하는지 부분에 대해서는 잘은 모르겠는데요. 저는 기본적으로 저와 관련된 분들이랑 같이 모여서 의사결정을 많이 하는 편이거든요.

◇ 김현정> 속은 모르겠지만 어쨌든 겉으로 보기에는 독단적인 면이 있는 게 아닌가라는 우려가 돼서 그쪽을 택하기는 어려웠다는 말씀이세요.

◆ 김병관> 네, 혹시 그쪽에서 제안이 들어와도 아마 가기는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이 질문은 워낙 많이 받으실 테니까. 그렇게 답을 주시는 것으로 생각하겠고요. 그런데 안 의원은 이렇게 말합니다. ‘더불어민주당이 낡은 진보, 기득권 세력에 의해서 휘둘리고 있어서 나는 나갈 수밖에 없다’ 탈당을 결정했다는 거거든요.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 김병관> 저는 1차적으로는 나가시는 분들이 하시는 말씀에 귀기울여 듣는 건 옳다고 생각하지는 않고요. 남아 있는 분들이 하시는 말씀들을 좀 더 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병관 웹젠 의장 (사진=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 김현정> 제가 이 질문을 왜 드리냐면 문재인 대표가 김병관 의장을 가리켜서 ‘혁신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이렇게 소개를 하셨어요. 더불어민주당을 혁신시킨다면 김병관 의장은 어떤 부분부터 손을 대야 한다고 생각을 하실까, 그 부분이 궁금해졌습니다.

◆ 김병관> 저는 더불어민주당이 정치혁신을 주장함에 있어서 서로 싸우는 모습만 보여준 것이 혁신해야 될 부분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문재인 대표께서 일 잘하는 정당, 유능한 경제정당, 이런 말씀을 저한테 많이 하셨었거든요, 그래서 일 잘하는 정당, 유능한 정당이 되는 게 혁신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해야만 국민들이 다시 지지해 줄 거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싸우는 정당, 분열하는 정당이 아닌. 그 말씀이신 거죠? 바깥에서 정치권 볼 때 정치는 어떻게 보셨어요?

◆ 김병관> 기본적으로 답답하죠. 예전에 정치라고 하면 대화와 타협, 이런 말들이 많이 있었는데 요즘은 사실 대화와 타협이라는 모습이 잘 안 보이는 것 같거든요.


◇ 김현정> 맞아요, 맞아요. 그래서 많은 국민들이 염증을 느끼고 아예 정치에 등을 돌려버린 분들도 많거든요, 무관심층이요. 그것도 잘 알고 계시죠?

◆ 김병관> 네. 제 주변에서도 정치에 관심이 많이 있던 분들도 지금 이제 서로 싸우고 이런 모습들만 보여주다 보니까 싫증을 느끼고 정치에 무관심해지신 분도 많이 계신 것 같아요.

◇ 김현정> 혹시 가족들이 안 말리셨습니까? 그런 정치권으로 들어가겠다고 할 때요.

◆ 김병관> 모든 분들이 사실 말렸죠. 말렸는데요..

◇ 김현정> (웃음) 모든 분들이 다 말렸습니까, 주변에?

◆ 김병관> 네. 그런데 제가 평소 해왔던 부분들도 있고요. 아까 말씀드렸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우리나라 민주당 역사에서 적통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런데 제가 지금까지 지지해 왔던 민주당이 서로 분열하고 싸우는 모습이 좀 안타까웠고요. 그리고 그 안에서 고군분투하시는 문재인 대표를 좀 도와서 좀 힘 있는 제1야당을 만들어야겠다 이런 생각을 하게 돼서 입당을 결심하게 됐었고요.

◇ 김현정> 카카오톡 메시지 들여다보니까 ‘사고쳤습니다’ 그렇게 올리셨더라고요.

◆ 김병관> 네, 사고를 좀 크게 쳤고요. 그래서 이제 잘 수습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후회는 없으십니까, 사고 친 데 대해서?

◆ 김병관> 원래 제 스타일이 의사결정 하기 전까지는 좀 고민을 많이 하는 스타일인데요. 한번 결정하고는 별로 뒤돌아보지 않고 가는 스타일이어서 후회는 하지 않습니다.

◇ 김현정> 과연 어떻게 수습을 하실까 이 부분인데. 지난번에 표창원 박사는 어떤 일이든 당을 위해서 하겠다고 하셨어요. 김병관 의장님은 어떠십니까?

◆ 김병관> 저는 아직 그 부분도 당장 충분히 상의를 하지 못했고요. 제가 당을 위해서 뭔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좀 상의를 많이 해서 할 생각입니다.

◇ 김현정> 고향이 전북 정읍이라는 점 때문에 탈당한 유성엽 의원의 대항마로 거론되고 있다는 거 알고 계시죠?

◆ 김병관> 유성엽 의원님이 워낙 훌륭한 분이라서 제가 거기에 대항할 수 있는 지는 잘 모르겠고요. 그리고 지금 대항마라고 표현을 하셨는데. 저는 기본적으로는 정치권에 뭔가 싸우기 위해서 들어오지는 않았거든요. 그래서 그분이랑 뭔가 대립되는 부분이 정치권에서 보시기에 그리고 국민들이 보시기에 별로 좋은 모습은 아닐 거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지금 말씀을 들어보면 어떤 현장에서 누군가 대립각을 세우는 역할보다, 지역구 출마보다는 비례대표로서 현장 경험과 전문가적인 경험을 살리는 방향이 더 당에게 도움이 되지 않겠는가라고 판단하시는 것 같아요?

◆ 김병관> 아직 지역구냐, 비례냐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아직 말씀을 별로 못 나눴고요. 지역구가 됐던 비례가 됐든 뭔가 싸우는 모습보다는 좀 더 당이 발전할 수 있고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좀 더 고민을 해서 앞으로 임할 생각입니다.

◇ 김현정> 현장에서 뛰는 분들이 그 소중한 경험을 가지고, 가치를 가지고 정치에 좀 잘 올바르게 적용시켜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김병관> 감사합니다.

◇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제2호 인재로 영입되면서 도대체 이분이 어떤 분인가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셨어요. 게임전문기업 웹젠의 김병관 의장, 오늘 방송 첫 출연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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