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확성기 10여대, 매일 2~6시간 간헐적 방송

정오부터 전체 확성기 '스위치 온'…개별 일정에 맞춰 방송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지난 해 '8.25 합의' 이후 중단했던 대북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기로 한 8일 오후 경기 연천군 중부전선 대북확성기 방송실에서 육군 장병들이 방송 기계를 작동시키고 있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
군 당국은 8일 휴전선 일대에 배치된 고정식·이동식 대북 확성기 10여대를 전면 가동했다. 각 설비마다 짜여진 일정에 따라 하루 최대 6시간씩 실시될 방송 내용에는 김정은 체제비판이 포함된다.

군 관계자는 “대북 확성기 방송은 전체 설비가 일률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고, 불규칙적으로 운용한다. 민간인 피해가 우려되는 서해 교동도 지역 고정식 확성기는 오늘은 방송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고정식 확성기는 군사분계선 일대 11곳에 설치돼 있고, 이동식 확성기도 2대 이상 확보돼 있는 상태다. 주민안전을 고려해 방송을 유보한 교동도 고정식 확성기의 운행은 조만간 이뤄지되, 방송 회수를 최소화한다는 게 군 당국의 방침이다. 개성공단을 관할하고 있는 지역에 대한 확성기 방송도 유보됐다.


대북 확성기 방송의 내용은 대북 심리전 라디오 방송인 ‘자유의 소리’의 콘텐츠를 이용한다. 남한의 발전상과 북한의 실상, 남북 동질성 회복, 북한체제 비판 등의 내용이 음향으로 전해지고, 도달거리는 최대 20km대로 개성시까지 도달범위에 든다.

북한군과 주민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대중가요도 방송된다. 최근 유행하는 이애란의 ‘백세인생’, 걸그룹 여자친구의 ‘오늘부터 우리는’, 에이핑크의 ‘우리 사랑하게 해주세요’ 등이 선별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정권은 대북 확성기 방송 가운데 특히 체제비판 내용과 관련해 ‘조준 타격’ 위협을 하는 등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군 당국의 방송 계획에는 4차 북핵실험에 대한 비판, 김정은 체제의 반인권성 등 폭로 등이 포함돼 있다.

아울러 확성기 방송 개시일이 북한 최고권력자 김정은의 생일이라는 점에서 북한 군부가 이를 ‘최고존엄 모독’으로 간주하고 ‘실력 행사’를 감행할 여지가 있다. 북한군은 현재 동계훈련을 진행 중인데다, 4차 핵실험 직후부터 전방지역 일부부대에 대남 감시·경계 태세를 강화해놓은 상태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이 전방지역에 대해 대남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며 “일부 부대의 인력 배치도 늘렸고, 핵실험과 맞물려 내부 근무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군사적 충돌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우리 군은 4차 북핵 직후 격상한 대북 감시·경계 태세를 유지하면서 대북방송 재개에 따른 추가도발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확성기 방송은 목적이 달성될 때까지 실시된다. 목표를 달성했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은 정부 차원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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