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6시쯤 괌의 앤더슨 기지에서 출격한 B-52는 정오쯤 오산 기지 상공을 지나친 뒤, 이날 오후 괌으로 복귀했다. B-52는 6400km 이상을 날아가 폭격한 뒤 재급유 없이 귀환하는 장거리 폭격기다. 괌에서 서울까지는 직선거리로 3200km쯤 된다.
이를 감안하면 B-52는 한반도 배치가 불필요하다. 군 관계자는 "한반도 전개 필요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B-52는 방어무기가 아니라 공격무기다. 북한의 공격을 즉각대응하는 임무가 아니고, 장거리에서 타격이 가능하기 때문에 북한을 상대하더라도 한반도에 있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B-52는 실제로 3000km 밖에서 북한 지휘부를 정밀 타격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사거리 2500km인 AGM-86, 사거리 3000km의 AGM-129 등 공대지 순항미사일을 장착해 북한군 핵심시설을 원거리 타격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이들 미사일에 핵탄두를 달 수 있다.
제주도에서 평양까지는 700km 이내이고, 풍계리 핵실험장도 1000km가 채 되지 않는다. 따라서 B-52는 제주도 상공에서도 미사일을 발사해도 북한 전역에 핵공격이 가능하다.
B-52를 한반도에 전개할지 말지는 전적으로 미군이 판단할 문제다. 그런데 지금까지 B-52는 오산기지에 착륙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전략자산인 B-2 스텔스 폭격기 등에 대해서도 미군은 같은 입장을 취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한 군사전문가는 "전략 폭격기를 한반도에 배치한다면, 단순히 기체만 놓는 게 아니라 관련 무장시설과 장비 및 인력이 대거 따라온다. 비용 소모가 작지 않은 게 문제"라고 해석했다.
그는 "또 한반도에 전략자산이 배치되면 다른 주변국과의 갈등 소지도 있고, 북한에 가까워지는 만큼 피격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점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