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준익 감독은 '동주'를 흑백 영화로 만들었을까

영화 '동주' 스틸컷.
컬러 영화가 넘쳐나는 시대, 왜 이준익 감독은 영화 '동주'를 흑백으로 그려냈을까. 11일 공개된 스틸 6종에는 이준익 감독이 흑백으로 추구하고자 한 바가 그대로 담겨있다.

'동주'는 일제강점기 빛나는 시들을 남기고, 스물 여덟의 나이로 짧은 생을 마감한 시인 윤동주의 청년기를 그린 영화다.


이준익 감독은 이 열한 번째 작품을 흑백으로 연출한 이유를 두고 "윤동주 시인을 컬러로 그려냈다면 우리의 기억 속에 있는 인물과 이질감을 느끼지 않을까 해서 오히려 흑백이 더 사실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흑백 사진으로만 봐오던 윤동주 시인과 독립운동가 송몽규의 모습을 최대한 담백하고 정중하게 표현하기 위해 흑백 화면을 선택했고, 스물 여덟 청춘의 시절을 그 누구보다 뜨겁게 살아낸 이분들의 영혼을 흑백의 화면에 정중히 모시고 싶었다"고 자세한 이유를 밝혔다.

공개된 스틸에서는 시인 윤동주(강하늘 분)와 그의 짧은 삶 내내 밀접한 교감을 나누고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친구 송몽규(박정민 분)의 청년 시절을 만나볼 수 있다.

고향 용정에서 문예지를 만들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던 동주와 몽규의 천진한 모습부터 일본으로 유학을 떠난 뒤 서로 다른 선택을 하며 갈등하는 모습까지 청년 시절의 희로애락이 모두 담겨 있어 눈길을 끈다. 특히 정들었던 고향을 떠나며 상기된 두 사람의 표정은 앞으로 다른 길을 걷게 될 그들의 미래를 예견케 한다.

일본으로 떠난 뒤에도 시를 쓰며 암울한 현실을 버텨내는 동주와 온 몸으로 시대에 저항하는 몽규 사이의 갈등이 앞으로 펼쳐질 두 사람의 관계를 암시한다. 71년 전의 정서를 담아 내기 위해 노력한 감독의 노력과 서정적 분위기가 돋보인다.

'동주'는 이름도, 언어도, 꿈도 허락되지 않았던 1945년, 시인 윤동주와 독립운동가 송몽규의 빛나는 청춘을 그린다. 오는 2월 1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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