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고문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어떻게든 분열을 막아보려고 혼신의 힘을 쏟았지만 더이상 버틸 힘이 저에게는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또 "김대중 대통령께서 서거하시기 전 하나가 되어 국민과 힘을 합쳐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라고 당부하셨다"면서 "이 유지를 받들어 통합과 정권교체를 위해 노력해왔다"고 설명했다.
권 고문은 탈당 이유와 관련해 "연이은 선거 패배에도 책임질 줄 모르는 정당, 정권교체의 희망과 믿음을 주지 못한 정당으로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확신과 양심 때문에 행동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문재인 대표를 향한 쓴소리다.
또 "당 지도부의 꽉 막힌 폐쇄된 운영방식과 배타성은 이른바 '친노패권'이란 말로 구겨진지 오래됐다"라며 "우리 국민의 피와 땀과 눈물로 쟁취한 민주주의를 지키고 정권교체를 준비해야 할 야당이 갈 길을 잃고 헤매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어떻게든 분열을 막아보려고 혼신의 힘을 쏟았다. 하지만 모두 소용이 없었다. 이제 더 이상 버틸 힘이 저에게는 없다"며 탈당이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강조했다.
권 고문은 "이제 저도 떠납니다만, 미워서 떠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저는 평생을 김대중 대통령과 함께 하며 우리나라의 민주화를 이끌어왔지만, 정작 우리 당의 민주화는 이루지 못했다"고 자평했다.
이어 "이제 제대로 된 야당을 부활시키고 정권교체를 성공시키기 위해 미력하나마 혼신의 힘을 보태겠다"고 덧붙였다.
권 고문은 1963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관으로 정계에 입문해 53년동안 한번도 탈당하지 않고 '민주당'에만 몸담았던 인물이다.
이날 이훈평 전 의원 등 동교동계 의원 20여명도 권 고문에게 탈당 권한을 위임해 함께 탈당 수순을 밟았다. 정대철 상임고문도 구 민주계 전직 의원들과 함께 14일 오전 탈당 회견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상징적인 인물이 이날 탈당함에 따라 야권 민심은 다시 한번 소용돌이 속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권 고문은 당분간 신당 등에 합류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