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은 12일(한국 시각) 미국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입단 기자회견에 존 모젤리악 단장, 마이크 매서니 감독과 함께 참석했다.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입성 소감을 밝히면서 등번호 26번과 자신의 성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모자를 썼다.
한국과 일본 구원왕을 석권했던 오승환이지만 일단 셋업맨으로 나설 전망이다. 팀에 메이저리그 정상급 마무리 트레버 로젠탈이 있는 까닭이다. 오승환은 9회 이전 7, 8회 필승조로 투입돼 승리의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오승환은 자신의 주무기인 직구로 승부를 걸겠다는 각오다. 오승환은 이날 회견에서 "미국에서는 투심 패스트볼을 많이 던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내 강점은 포심 패스트볼"이라고 강조했다.
포심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직구로 실밥에 검지와 중지를 교차하는 그립이다. 가장 빠른 구속을 내기 위한 공이다. 투심은 검지와 중지를 실밥에 걸치는 구종으로 포심처럼 가다 휘어지는 특성을 갖는다.
오승환의 직구는 한국 프로야구에서 가장 강력한 것으로 평가를 받았다. 시속 150km 안팎으로 최고 구속은 아니었으나 구질이 묵직해 '돌직구'라는 애칭을 얻었다. 현역 시절 강속구로 타자들을 윽박질렀던 '국보급 투수' 선동열 전 KIA 감독도 "오승환의 직구가 나보다 낫다"고 인정할 정도였다.
오승환은 한국에서 9시즌 통산 444경기 출전해 역대 최다인 277세이브(28승13패 11홀드)를 기록했다. 510⅓이닝을 던지면서 피홈런은 32개에 불과했다. 약 16이닝당 1개꼴이다. 선발로 따지면 약 3경기에서 1개를 내준 셈이다.
일본에서는 피홈런이 조금 늘었다. 한신에서 데뷔 시즌을 치른 지난 2014년 오승환은 66⅔이닝 동안 피홈런이 5개였다. 약 13이닝당 1개꼴이었는데 지난해는 69⅓이닝을 던져 6개의 홈런을 내줬다. 약 12이닝당 1개꼴이었다.
힘이 더 좋은 미국 타자들을 상대로라면 피홈런이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특히 힘 대 힘으로 정면승부를 즐기는 오승환이다. 일본에서 포크볼 등 떨어지는 변화구를 익혔던 오승환이지만 역시 주무기는 직구다.
과연 오승환의 돌직구가 빅리거들을 상대로도 통할 수 있을까. 2016시즌 메이저리그를 보는 또 하나의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