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 교수 "청춘들, 아프지 말고 분노해야"

'왜 분노해야 하는가' 발간 기념 공개강연

"사람들이 분노하지 않는 이유는 주어진 것이 잘못됐다는 인식이 없기 때문입니다. 청춘들은 아프지만 말고 분노해야 합니다."

장하성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14일 서울 서초구 교보타워에서 '청년들이여, 제발 아프지만 말고 분노하자!'를 주제로 열린 공개강연에서 이렇게 역설했다.

장 교수는 "지금 한국경제의 현실은 '불평등'이라는 한마디로 집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경제가 급격히 성장한 1980∼1990년대는 불평등 정도가 크지 않았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경제성장률과 실질임금 상승률 간 격차는 점점 벌어졌고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 임금 수준은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

장 교수는 "오늘날 한국 자본주의 현실은 경제성장이 임금 증가로 이어지지 않았고 임금격차가 커졌으며 고용불평등이 임금불평등을 만들면서 점점 불평등이 심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기성세대에서는 우리나라가 고도성장을 이룬 과거를 그리워하기도 한다. 당시와 같은 강력한 리더십을 찾는 목소리도 있다.

장 교수는 "박정희 정부가 우리나라를 절대빈곤에서 벗어나게 했다는 점은 높게 평가하지만 우리처럼 압축적으로 성장한 나라에서 과거의 경제를 끌어다가 지금의 경제를 이야기하는 건 유효하지 않다"면서 "오늘날 경제 구조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이어 "지금의 구조를 바꾸기 위해선 복지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임금 문제를 건드려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지금의 상황은 기성세대가 만들었지만, 미안하게도 이걸 깨고 새로운 변화를 만드는 것은 미래세대가 할 수밖에 없다"면서 "다시 말하면 잉여와 '3포 세대'(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한 세대)가 세상을 바꿔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강연은 장 교수의 책 '왜 분노해야 하는가' 발간을 기념해 열렸다. 시민, 대학생 등 수백명이 참석했다.

안철수 의원의 옛 측근으로 분류되며 꾸준히 정치권 영입설이 거론되는 장 교수는 "그런 이야기가 나오면 '나 같은 사람 어디에 쓰려 하느냐'고 답한다"면서 "정치권은 새로운 세대를 앞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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