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유례없는 180석 가능할까?

3자 구도, 중도 보수층 표심, 대통령 지지도 등 변수 유리해야 가능

새누리당 제20대 총선 공약개발본부 발족식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새누리당 지도부가 연일 20대 총선에서 전체 의석의 3/5인 180석을 얻겠다고 공언하면서 그 실현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야권의 분열로 3자구도로 선거가 치러지는 등 다양한 변수가 새누리당에 유리하게 돌아가야 가능하다는 계산이지만 상황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 與 "180석 얻어야 국회선진화법 무력화"

김무성 대표는 15일 주요당직자회의를 주재하며 "제가 180석을 이야기 한 것은 야당 분열로 선거에 새누리당이 180석을 얻게 될 것이라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며 "망국법인 국회선진화법을 무력화시키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고 밝혔다.


현행 국회선진화법은 여야가 합의하지 못하는 쟁점법안의 경우 과반수가 아닌, 재적 의원 3/5 이상이 동의해야 신속처리법안으로 지정해 본회의에 상정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요건도 국가비상사태 등으로 엄격히 제한했다.

결국 새누리당이 20대 총선에서 180석 이상을 획득해야 경제활성화법 등 쟁점법안을 신속처리법안으로 지정해 본회의에서 처리할 수 있고 더 나아가 국회선진화법 개정까지 가능하다는 논리다.

그동안 여야는 공히 선거를 앞두고는 "선거에 지고 있다"는 앓는 소리를 하며 지지층 결집을 꾀하는 전락을 구사해왔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이번에 국회선진화법을 매개로 180석을 공언하는 역(逆)선거전략을 구사하는 셈이다.

◇ 15·18대 총선서 보수성향 정당들 180석 이상 획득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민주화 이후 치러진 역대 총선에서 한 정당이 전체 의석의 3/5 이상을 얻은 전례는 없다.

1987년 민주화 항쟁 이듬해 치러진 13대 총선에서 민주정의당이 125석, 14대는 민주자유당이 149석, 15대는 신한국당이 139석, 16대는 한나라당이 133석, 17대는 열린우리당이 152석, 18대는 한나라당이 153석, 19대는 새누리당이 152석을 획득해 제 1당이 됐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 내부에서 조차 180석 운운하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재오 의원은 지난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그렇게 우리 국민들이 허술하지 않다"면서 "한 당에 과반 의석을 넘겨주는 것도 겨우 줄까 말까인데 180석, 200석을 줄 국민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했다.

다만, 단일 당이 아니라 보수성향 정당들을 모두 합쳐 180석을 넘은 경우는 있다.

지난 15대 총선에서 보수성향의 자유민주연합이 50석을 얻어 제1당인 신한국당과 합쳐 모두 189석의 의석을 차지했다. 또 18대 총선에서는 한나라당과 함께 자유선진당이 18석, 친박연대가 14석, 친박무소속 연대가 12석을 얻어 보수성향 정당들이 무려 197석을 얻었다.

이에 따라 20대 총선에서는 새누리당 외에 보수정당이 없다는 점에서 보수성향 표를 모두 끌어모을 경우 15대와 18대 총선처럼 180석 이상도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 180석 획득 위한 변수들 녹록지 않아

그러나 새누리당이 180석 이상을 얻기 위해서는 다양한 변수들이 모두 유리하게 맞아떨어져야 한다. 바로 '3자 구도', '중도 보수층 표심', '대통령 지지도' 등의 변수다.

우선 안철수 의원이 탈당 이후 국민의당(가칭)을 창당하기로 함에따라 3자 구도의 가능성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안 의원은 신당창당 구상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연대에 대해서는 생각지 않고 있다"고 밝힌 이후 같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선거가 다가올수록 야권 통합이라는 명분과 야권의 총선 승리라는 실리를 고려해 막판 선거연대를 통한 후보단일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만만치 않다.

설사 3자 구도가 성사된다 하더라도 중도 보수층의 표심이 어디로 갈지가 큰 변수다.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그동안 새누리당을 지지했던 중도 보수층이 국민의당으로 지지 정당을 바꾸고 있는 추세가 확인되고 있다.

국민의당이 진보 진영과 기존 정치에 실망한 무당파, 여기다 중도 보수층의 표심까지 흡수할 경우 3자 구도가 되더라도 수도권 등에서 선전할 가능성이 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수도권에서 최근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30% 초반에 머물고 있다.

한상진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장이 이승만 전 대통령을 '국부(國父)'라고 평가한 것도 중도 보수층의 표심을 얻기 위한 것이라 분석이 나온다.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이 "야당이 분열됐으니 '이번 총선에 압승할 것이다', '180석을 넘을 것이다'라는 황당한 오류와 착각에 빠지고 있다"고 당 지도부를 비판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여기다 18대 총선 당시처럼 현직 대통령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야 집권여당에 대한 몰표가 보장되지만 현재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대선 당시 보다 낮은 40% 초반에 머물고 있다.

결국 이같은 변수들이 새누리당에게 유리하게 돌아가야 하지만, 현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에서 180석이라는 목표 달성의 길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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