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 오세훈, '불만' 안대희…주름 깊어지는 김무성

수도권 의원들 '전략부재' 항의, 오세훈 '종로 출마', 안대희 '경선 불만'

(왼쪽부터)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안대희 전 대법관 (사진=자료사진)
20대 총선이 90일이 채 남지 않았지만 새누리당은 비교적 조용하다.

안철수 의원과 호남·수도권 의원들의 더불어민주당 탈당과 국민의당 창당 절차 돌입, 더불어민주당의 조기 선대위 발족과 김종인 신임 선대위원장 영입 등 이슈들이 폭풍처럼 휘몰아치고 있는 야권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그동안 공천룰을 놓고 친박-비박간 계파 갈등이 있기는 했지만 북한 핵실험 등 외생 변수 탓인지 의외로 싱겁게 김무성 대표의 '상향식 공천' 승리로 귀결됐다.

더민주 갈등이 분당 사태로 치닫자 새누리당 의원들은 ‘야권 분열=총선 승리’ 등식을 적용하며 표정관리에 바빴고 일부 의원들은 사석에서 200석까지 거론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국회선진화법 개정을 위해 필요한 재적의원 3/5인 180석 획득을 지금까지도 외치고 있다.

◇ 與 수도권 의원들의 불안…폭발하는 항의

그런데 야권이 각자도생하며 인재영입과 선대위 출범 등으로 총선 체제를 본격 가동하자 새누리당 내부에서 불안 기류가 싹트고 있다. '노이즈 마케팅도 마케팅'이라며 김 대표 등 지도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던 수도권 의원 등은 결국 터졌다.

수도권 의원들은 15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당이 아무 것도 안하고 손놓고 있다‘고 김 대표에게 대놓고 불만을 터뜨렸다. 심지어 김 대표의 최측근인 김성태(서울 강서을) 의원까지 '총선 전략 부재'에 대해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험지 출마'의 조기 교통정리와 적극적인 인재영입에 대한 절박한 요구였다.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이들의 불안감은 당연해 보인다. 김 대표는 1차 인재영입 발표가 '격과 참신성' 면에서 당내 비판에 부딪히자 "야당 수준의 인재는 우리 당 예비후보 중에 수두룩하다"며 거창하게 별도의 영입 발표를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회의 직후에도 "야당은 지금 '사고' 상태라 외부에서 수혈을 필요에 의해 하는 것"이라며 "새누리당은 안정적인 정당 운영이 되고 있어 그러한(인재 영입)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며 오직 당의 정책을 갖고 호소할 생각이지 인물 가지고 쇼를 벌일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렇다면 김 대표가 기대는 것은 '험지(險地) 출마'인데, 상황은 김 대표 생각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모양새다.

(사진=오세훈 전 서울시장 페이스북 화면 캡쳐)
◇ 오세훈 '종로 출마' 강행, 안대희 '경선 불만'

김 대표가 험지 출마를 요청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안대희 전 대법관 모두 일단 "당의 뜻에 따르겠다"고는 했다.

하지만 더민주 박영선(구로을)·추미애(광진을), 국민의당 김한길(광진갑) 의원 등 야권의 거물을 잡아달라는 김 대표의 요청을 오 전 시장은 좀처럼 수용하지 않았다. 급기야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종로 출마 강행 의사를 밝혔다.

오 전 시장은 이날 종로구 무악동 새해음악회를 다녀온 소감을 전하면서 "그동안의 마음고생은 이루 말로 다하기 힘들었다. 조금 더 어려운 곳에서 야당 거물을 상대해, 수도권 총선 판세를 견인해 달라는 당대표의 요구를 쉽게 거절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넬라판타지아 독창을 듣는 순서에 이르렀을 때, 문득 마음이 정화되며 정리되는 느낌이 들었다"면서 "이분들을 위해 일하고 싶다"고 험지 출마 요청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또 "앞으로 해야 할 일이 참 많다. 이제 고민이 거의 마무리돼 간다"고 덧붙였다.

안대희 전 대법관은 '서울의 야당의원 지역구에 출마하겠다'고 밝혔지만 언론 보도 과정이나 경선 실시 등을 놓고 쌓인 불만을 털어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안 전 대법관은 당초 출마를 준비했던 부산 해운대에서 기자들과 만나 "험지로 가라면서 경선까지 하라는 것은 너무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마포갑, 동작갑, 중랑을 등 출마 거론 지역의 기존 당 예비후보들의 반발을 언급하면서 "당의 요청을 따르는데 당에서 주변을 정리해달라"고 요구했다.

오 전 시장과 안 전 대법관은 17일 자신이 출마할 지역구를 결정해 밝힐 예정이다.

김 대표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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