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대만 뒤흔든 '쯔위 사건'…양안관계에 암초로 작용할 듯

쯔위(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한국 걸 그룹 트와이스 멤버 쯔위(周子瑜·16)가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대만 국기(國旗)를 흔들었다가 중국 측에 사과한 사건이 중국과 대만에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쯔위 사건'은 대만의 정체성과 자존심을 건드린 상징적 사건으로 비화하면서 선거 막바지 최대 이슈가 됐고 대만 독립 논쟁으로까지 확산되면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에 암초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만 첫 여성 총통에 뽑힌 차이잉원(蔡英文·60) 민진당 주석은 당선 소감에서 "누구도 대만 정체성으로 사과할 필요가 없다. 억압은 양안 관계 안정을 파괴할 것"이라며 쯔위를 옹호하고 나섰다.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은 이에 대해 "일부 정치 세력이 개별 사건을 이용해 양안 민중의 감정을 이간질하고 있다. 이를 경계해야 한다"고 했지만, 중국 누리꾼들의 비난은 여전히 거센 상황이다.

중국과 대만의 인터넷에선 '쯔위'가 가장 뜨거운 검색어가 됐고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선 '쯔위'가 한때 검색 금지어가 되기도했다.

대만의 분노는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대만 일부 노래방은 쯔위 사건을 촉발한 가수 황안의 노래를 제공하지 않을 방침이다.

오는 24일 '황안 규탄'과 '쯔위 지지'를 위한 타이베이 시위에 참가하겠다는 대만 네티즌이 1만명을 넘어섰다. 황안은 다음 달 3일 대만을 찾아 해명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밝혔지만, 대만 국민은 그의 방문을 반대하고 있다.

쯔위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의 홈페이지는 이날 사이버 공격을 받아 접속되지 않았다.

대만의 온라인 패션잡지사인 저스키(JUSKY)는 쯔위에 대한 매니지먼트 권리를 JYP로부터 최대 1억대만달러(약 36억원)에 인수하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대만 타이베이타임스가 이날 전했다.

'쯔위 사건'은 양안관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차이잉원통 당선자가 '어떤 압박도 거부하겠다'며 중국을 견제하고 나서자 중국 당국도 분열활동 반대 입장을 밝히며 양안관계의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이는 중국과 대만이 서로 탐색전을 벌이며 새로운 양안 관계를 모색해나갈 것이라는 전망과는 다른 양상이다.

양안의 이런 기싸움은 특히 한국 걸그룹 트와이스의 대만 멤버 쯔위(周子瑜)가 한국 방송에서 대만 국기를 흔든 사건을 둘러싼 논란이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

양안은 차이 당선자가 취임하는 오는 5월까지 4개월여간 서로 경고와 견제, 화합과 교류를 오가는 발언들이 잇따르며 치열한 탐색전을 펼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안이 국민 감정싸움으로 치닫고 있는 '쯔위 사건'이라는 암초를 어떻게 처리해 나갈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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