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들, '급여지급·원비징수' 두고 대혼란…사태장기화 우려

(사진=자료사진)
누리과정 사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서 사립유치원들이 교사들 급여일을 늦추는가 하면 원비징수를 두고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유치원 원장들은 교사들 급여일이 다가오자 월급 줄 걱정에 속이 타들어만 간다.

서울 서대문구의 한 유치원 원장 조 모씨는 "돈이 없어 급여를 못주게 생겼다. 그래서 교사들이 지금 '어떻게 하나'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오는 25일 급여일을 이달 말로 미룬 유치원도 상당수다.


사립유치원은 공립유치원과는 달리 누리과정 지원금 중 70% 가량이 교사 인건비로 들어간다.

사립유치원의 경우 원아 한 명당 누리과정 지원금이 학비 22만원과 방과후학비 7만원 등 29만원에 이른다.

그렇다고 불안해하는 학무모들에게 유치원비를 내라고 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서울 또 다른 유치원 원장은 "학부모들한테 '22만원 내셔야 합니다'라고 말하면 굉장히 힘들어 하면서 '차라리 집에 데리고 있겠다'거나 '어린이집으로 보내 봐야겠다'는 경우도 있다"고 소개했다.

대출을 받기도 힘들다. 사립유치원은 보육기관인 어린이집과는 달리 교육기관으로 분류돼 있기 때문이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서울지회는 누리과정 지원금 중단에 따른 운영비 충당을 위해 서울시교육청에 일시적인 은행 차입을 허가해 달라고 요청해 놓은 상태다.

서울시 교육청은 조만간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불안감에 휩싸인 학부모들의 문의전화가 폭주하지만 유치원에는 어느 것 하나 속시원히 답을 해주지 못한다.

경기도 수원시에 있는 한 유치원 교사는 "지난 주부터 어머님들한테 문의가 되게 많이 오는데 많이 불안해 한다"고 말했다.

유치원예산이 전혀 편성되지 않은 서울·경기·광주·전남 지역의 사립유치원은 2100여곳에 이르며, 사립유치원 원아수는 25만 4천여명에 이른다.

공립유치원의 경우는 원아 1인당 학비 6만원과 방과후 학비 5만원이 지급되는데 대부분 급식비로 들어간다. 신분이 공무원인 공립유치원 교사들에게는 급여가 안정적으로 지급된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21일 오후 부산에서 열리는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 총회에 참석할 예정이지만 진전된 안을 제시할 가능성은 희박해 사태 장기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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