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 스미스까지 불참…아카데미 '보이콧' 확산되나

할리우드 배우 윌 스미스. (사진=영화 '포커스' 스틸컷)
할리우드 배우 윌 스미스가 제 88회 아카데미 시상식(이하 아카데미) 불참을 결정했다. 그의 아내 제이다 핀켓 스미스와 뜻을 함께 한 것이다.

윌 스미스는 "우리도 영화계의 일부이지만, 지금은 시상식에 가서 괜찮다고 말하기가 불편하다"고 불참 이유를 밝혔다.

시상식을 한 달 남짓 남겨둔 현재, 할리우드 흑인 영화인들은 아카데미 시상식 불참에 뜻을 보태고 있다. 영화 '똑바로 살아라'의 스파이크 리 감독, '매트릭스' 시리즈 주연 배우인 제이다 핀켓 스미스 등은 윌 스미스보다 먼저 보이콧을 선언했다.

윌 스미스는 '맨인블랙' 시리즈, '나쁜 녀석들' 시리즈로 활약한 할리우드 유명 배우 중 하나다. 올해 윌 스미스는 미식축구 선수 마이크 웹스터의 의문사를 다룬 실화 영화 '컨커션'에서 그의 질병을 밝혀 낸 법의학 신경 병리학자 베넷 오말루 박사를 연기했지만 아카데미에는 노미네이트 되지 못했다.


이밖에 '토르'와 '어벤져스' 시리즈에 출연한 이드리스 엘바, '셀마'의 데이비드 오예로워 등도 2년 째 백인 후보들 일색인 아카데미 주요 부문을 두고 후보자들의 인종 다양성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가수 겸 배우인 타이레스 깁슨과 50센트는 이번 시상식에서 진행을 맡은 코미디언 겸 배우 크리스 록에게 자진 하차를 권하기도 했다.

백인 배우들 역시 이런 흐름에 가세했다.

조지 클루니는 "아카데미 시상식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여성, 백인 외 인종 등이 배제된 채, 백인 남성 중심으로 전개되어 온 최근의 아카데미 시상식에 일침을 날렸다.

영화 '스포트라이트'로 후보에 오른 마크 러팔로는 보이콧을 번복했다.

그는 앞서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보이콧 의사를 밝혔지만 영화의 기반이 된 실화 속 성폭행·성추행 피해자들과 이를 밝혀낸 언론인들을 위해 시상식에 참석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그러나 백인 위주로 후보를 선정하는 아카데미 시상식은 여전히 불평등하고 개선되어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

시상식을 주최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이하 AMPAS)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운영이사회를 열어 다양성 확보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일단 시상식 투표권자는 물론, 수상 후보의 인종별 스펙트럼을 넓힐 새 투표 방식을 도입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최우수 작품상 후보를 해마다 10편으로 늘리고, 남녀 주연·조연상 후보수를 확대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또 고령화된 회원층을 쇄신하기 위해 유망한 젊은 인재들을 회원으로 초청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2012년 분석한 AMPAS 회원 현황에 따르면 회원의 94%가 백인, 77%가 남성, 54%가 60세 이상이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오는 2월 28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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