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관제 서명운동’, 비판은 JTBC뿐

[2016 총선보도감시연대] 1월 21일 방송 보도 모니터 보고서 (1/22)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90일 앞둔 1월 14일, 2016 총선보도감시연대(이하 2016선감연)가 발족했습니다. 언론·시민사회단체가 모여 발족한 '2016 선감연'은 총선 당일까지 매일 신문·방송보도와 종편 및 보도전문채널의 시사토크쇼에 대한 총선 보도 <모니터보고서>를 발표합니다. CBS노컷뉴스는 유권자들의 올바른 판단을 돕고자 보고서 전문을 매일 게재합니다. [편집자 주]

- 모니터 대상 : 8개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 TV조선 <뉴스쇼판>(<주말뉴스 토일>),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 YTN <뉴스나이트>(1부))

■ 1월 21일(D-83) 방송 총선 보도 개요

1월 21일 방송 총선 보도량은 KBS 1건, MBC 2건, SBS 3건, JTBC 8건, TV조선 9건, 채널A 5건, MBN 8건, YTN 2건이다. 새누리당은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조경태 의원 입당 환영행사를 하면서 대대적으로 홍보했고 안대희 전 대법관을 최고위원에 임명, 불출마 선언했던 문대성 의원을 인천 출마 등 사실상의 전략 공천을 실행에 옮겼다. 더민주에서는 박영선 의원이 잔류를 선언했고 국민의당은 호남에서 첫 창당대회를 가졌다. 한편 논란의 입법 촉구 서명운동 참여를 재계가 일선 기업에도 압박했고 일부 여당 의원들까지 서명에 가담하면서 ‘관제 서명운동’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야당은 사전 선거 운동이나 다름없다며 선관위에 조사를 요구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 노골적인 ‘관제 서명운동’, 침묵하는 방송

- 박근혜 정부의 ‘관제 서명운동’, 비판은 JTBC뿐
야당이 선관위에 직권 조사를 촉구하면서 사전 선거 운동 논란으로 번진 재계의 입법 촉구 서명운동은 SBS와 JTBC, TV조선만 보도했다. 이 중 JTBC만 3건을 할애하여 구체적인 쟁점과 문제점을 지적했다. JTBC <‘입법촉구 서명’ 논란 확산 친박계도 ‘서명운동’ 동참>(http://me2.do/GZkrWg6I)은 “법을 만들어야 할 다수 여당의 의원들이 입법을 촉구하고 나선 상황에 대한 비판론도 제기”된다며 서명에 참가한 친박 의원들을 지적했고 “경제계의 서명운동을 지지하는 의사표시로 볼 수 있다는 평가와 대의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나는 처사”라는 학계의 비판도 전했다. <주요기업 사옥 ‘서명 부스’>(http://me2.do/GUK7afjb)에서는 “상급 재계 단체의 협조 요청을 받아, 일부 기업들이 건물 내부에서 서명 부스를 설치” “회사 안에 서명 창구를 열면, 사실상 직원들의 서명을 압박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 등 상급 단체 압박에 따라 건물 내부에 서명 부스를 차린 일선 기업들의 상황을 비판적으로 다뤘다.

- TV조선과 SBS, 겉으로는 양비론인 척 하며 사실상 관제 서명운동 홍보해줘
TV조선과 SBS는 겉으로는 서명운동 확산에 대해 양비론 또는 기계적 중립에 가까운 태도를 보였으나, 내용에 있어서는 사실상 서명운동을 홍보해주는 수준의 보도를 내놨다. TV조선 <서명운동 확산…야 “관제” 비판>(http://me2.do/xCubHgyq)은 “대통령이 나섰으니, 우리 사회 분위기상 너도 나도 동참하는 게 어쩌면 정상”이라면서도 “야당의 주장도 설득력이 있고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 비정상적인 것도 사실”이라며 모호한 양비론을 펼친 뒤, “서명부스를 설치한 CJ와 LG를 비롯해 대기업들도 서명 운동에 참여”라며 기업 내 부스 설치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고 “일반 시민들의 참여도 활발”하다고 서명운동을 선전했다.

특히 최희준 앵커는 “오늘 나온 여론 조사를 보면, 박 대통령이 길거리 서명까지 하면서 국민에게 직접 호소한 게 잘했다는 답변이 47.7%, 반면에 의회 민주주의를 무시하고 국회와의 소통 과정을 도외시한 것으로 잘못했다는 의견이 44%로 집계됐습니다. 물론 뭐 오차범위긴 합니다만 정상적이라면 잘못했다는 의견이 더 많았어야 할 텐데 오히려 잘했다는 의견이 더 많은 것은, 그만큼 우리 국민들이 절박한 현실을 무시한 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국회, 특히 야당에 대한 실망감이 크다고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앵커 스스로 오차범위라고 말하면서 굳이 잘했다는 의견이 더 많다고 말한 것도 부적절할 뿐 아니라, 여기에 난데없이 “야당에 대한 실망감이 크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고 말한 것도 편파적이다.

SBS도 <서명운동 재계 확산…야 “사전 선거운동”>(http://me2.do/FD4IptN9)에서 “오죽하면 대통령까지 거리에 나가 서명운동에 동참하겠느냐”라는 새누리당 입장과 “새누리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사실상의 선거 운동”이라는 더민주 입장을 나열했을 뿐 문제의식을 드러내지 않았다.

- SBS, 혼자 톱보도로 정부의 노동개혁 강행 홍보
SBS는 8개 방송사 중 유일하게 정부의 일방적 노동개혁 강행 의지를 톱으로 내세웠다. SBS <정부 “일자리 개혁 밀고 나간다”>(http://me2.do/FWX45eLF)는 “정부가 노사정 대타협 파기와 상관없이 노동 개혁을 강도 높게 추진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핵심은 성과주의와 임금피크제 확산”이라고 강조했다. 노동개혁 관련 정부의 입장을 이렇게 전달한 것은 SBS 뿐이다.

이날 중국이 138조원의 유동성 자금을 투입하면서 양적완화에 나서고 국제 유가 폭락과 환율 급등 등 전 세계 경제가 요동쳤다. KBS와 YTN이 이를 톱보도로 다뤘다. 국내에서는 연일 한파가 이어지면서 MBC와 TV조선, 채널A가 관련 소식을 톱으로 냈다. JTBC는 박근혜 정부의 사전 선거 운동 논란으로 번진 재계의 입법 촉구 서명운동을 톱보도로 다뤘다.

- 천정배가 국민의당으로 ‘기울었다’? 섣부른 예단일까 MBN의 바람일까
야권에서 통합 논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MBN은 천정배 의원의 국민회의와 국민의당의 통합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보도를 냈다. <‘국민의당’ 마음 기운 천정배>(http://me2.do/GHIS0ubd)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당 가운데 누구 손을 잡을지 고심 중인데, 천 의원은 국민의당 쪽을 택할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예단했다. 보도는 “천 의원은 MBN이 단독 보도한 천정배·안철수·김한길 3자 회동을 인정하며, 공통된 인식이 있었다”, “반면 더민주와는 문재인 대표의 공식 연대 논의 제안 이후 별다른 접촉이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며 근거를 설명했다. “이승만 국부 발언이 안철수 신당의 정체성이면 함께 할 수 없다”는 천 의원의 발언을 볼 때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있다고 덧붙이기는 했으나 타사에는 천 의원이 국민의당으로 마음이 기울었다는 추측 자체가 없다. 천 의원 본인도 3자 회동에서 원론적인 얘기에만 공감했으며 “통합까지는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MBN은 바로 다음 보도인 <박주선에 ‘러브콜’>(http://me2.do/xZu7n6rS)에서도 “교섭단체 구성이 다급해진 국민의당이 천정배 의원에 이어 박주선 의원에게도 러브콜” “더민주 탈당 흐름이 끊기자, 현역 의원 섭외에 직접 나서는 모습”이라며 국민의당의 통합 행보를 긍정적으로 예측했다.

- “사드 한반도 배치” 권고 미 보고서, 우리말로 친절하게 읽어준 MBC
미국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가 미 국방부의 용역을 받아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식 보고서를 발표했다. 미국 정부가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기 위해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를 MBC와 채널A만 보도했다. 특히 MBC <커지는 미 압박 ‘사드 배치’ 공개 권고>(http://me2.do/5QqwbmLL)는 “지상에서 발사된 미사일이 날아오는 적의 미사일을 탐지해 최고 150km 상공에서 요격”이라며 사드 성능을 설명한 뒤 “북한의 점증하는 미사일 위협을 고려할때 사드는 소중한 능력을 제공할 것” “한국이 사드 같은 미사일 방어체계를 독자 개발하는데 수십 년의 노력이 요구될 것”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미사일 방어능력 강화를 위해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해야 한다” 등 보고서의 내용을 말 그대로 읽어줬다. “이번 보고서는 또 북한 김정은 정권이 내부적 불안정성으로 급격히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은 주변국들과 북한 붕괴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북한 붕괴설까지 언급했다. 안보쟁점으로서 효용성 논란이 여전히 진행 중인 사드에 대해 미국 정부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을 것으로 판단되는 보고서를 그대로 받아쓰기만 한 셈이다.

반면 채널A는 <‘사드 배치’ 권고 미 ‘민관 물밑 작전’>(http://me2.do/GunxSqpY)에서 “이 보고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연설에서 사드 문제를 언급한 직후에 나온 것이어서 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면서 “어제와 그제 김규현 외교안보수석과 한민구 국방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사드 문제를 논의했을 가능성”을 언급하고 “박근혜 정부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큰 숙제”라고 정리했다.

■ 좋은 보도 후보

JTBC <‘입법촉구 서명’ 논란 확산 친박계도 ‘서명운동’ 동참>(http://me2.do/GZkrWg6I) 재계의 경제활성화법 입법 촉구 서명운동이 일선 기업에 확산되며 ‘관제 서명운동’ ‘사전 선거 운동’ 논란이 불거지는 상황. 8개 방송사 중 유일하게 입법 주체인 국회의원이 서명에 나서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친박 의원들 행태 지적하고 재계의 서명운동에 지지 표명하는 것 자체가 대의민주주의에 어긋난다는 학계의 비판도 전한 JTBC.

■ 나쁜 보도 후보

SBS <정부 “일자리 개혁 밀고 나간다”>(http://me2.do/FWX45eLF) 국민의 반대가 거센 노동개혁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려는 정부의 의지를 톱보도로 선전해준 SBS.

MBN <‘국민의당’ 마음 기운 천정배>(http://me2.do/GHIS0ubd) 천정배‧안철수‧김한길 3자 회동을 단독보도하면서 천정배 의원의 국민회의와 국민의당 통합 가능성에 무게를 두었던 MBN. 이날도 천정배 의원의 마음이 국민의당으로 ‘기울었다’며 통합을 예단. 천 의원 본인도 “통합까지는 아니었다”고 해명했고 타사 역시 치솟는 ‘천정배 몸값’만 조명했지만 MBN은 확신인지, 바람인지 천정배와 안철수의 통합에 ‘바람’을 넣는 보도. <끝>

2016년 1월 22일
2016총선보도감시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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