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도 인정한 막장드라마 "압구정백야 징계 정당"

MBC에서 방영된 임성한 작가의 드라마 '압구정 백야' (사진=MBC 제공)
패륜적 설정과 폭언으로 얼룩진 '막장' 드라마에 대한 방송통신위원회의 징계는 적법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차행전 부장판사)는 MBC가 방통위를 상대로 "압구정 백야에 대한 재심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25일 밝혔다.

MBC에서 지난 2014년 10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방영한 드라마 '압구정 백야'는 친딸이 자신을 버린 엄마에게 복수하기 위해 엄마의 의붓아들과 결혼해 며느리가 되는 과정을 그렸다.

'막장' 드라마의 대모라 불리는 임성한 작가의 은퇴작으로, 한 때 시청률이 20%에 육박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모녀가 서로 폭언을 퍼붓고 구타를 하는가하면, 의붓아들이 깡패와 시비가 붙어 갑자기 사망하는 등 비윤리적이고 극단적인 내용 때문에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결국 방통위는 지난해 4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의결을 거쳐 '드라마 관계자에 대한 징계' 처분을 내렸다.

이에 불복한 MBC는 재심을 신청했다가 기각되자, 방통위를 상대로 징계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하지만 법원은 "권선징악이라는 드라마의 전체 맥락상 사회통념의 범위 안에 있다"는 MBC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어머니와 딸 사이 폭언과 폭력을 담고 있는 드라마의 내용이 사회적 윤리의식과 가족 구성원 간 정서를 왜곡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의붓아들의 작위적이고 억지스러운 사망이 생명윤리에 어긋날 소지가 있고, 극단적이며 자극적인 상황 설정을 담고 있다"고 밝혔다.

법원이 드라마 심의 내용에 대한 징계를 정당하다고 판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향후 막장 드라마 제작 풍토에 경종을 울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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