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생각' 배급사가 밝힌 '금융위 강매 논란'의 전말

영화 '오빠 생각'이 개봉 초부터 난관에 부딪쳤다. 바로 금융위원회의 영화 예매권 강매 논란 때문이다.

내용은 이렇다. 금융위원회가 핀테크 홍보대사로 임명된 임시완의 '오빠 생각' 영화 예매권을 금융사들에게 할당식으로 협조 요청을 해 강매했다는 것이다.


논란이 불거지자 금융위원회 측은 지난 24일 "조직적 차원의 강매와 할당은 없었다"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임시완이 아무런 대가 없이 적극적으로 홍보 활동에 임했다. 특히 '오빠 생각' 촬영 중에도 홍보 활동에 성실히 참여해 감사한 마음이 있었다. 일부 금융사들 역시 감사와 응원의 마음을 표하고자 영화표를 구매해 직원 복지 차원에서 활용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의혹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금융사들에게 감독 권한을 가진 '갑'의 위치에 있는 만큼, '을'인 금융사들에게는 요청도 '강요'가 될 소지가 얼마든지 있는 것이다.

또한 개봉 첫 주에 이 같은 구매가 이뤄진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대다수 영화들이 개봉 전 홍보에 힘을 쏟는 이유는 개봉 첫 주가 영화의 운명을 판가름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 때 예매율이 낮으면 쏟아져 나오는 신작들에 밀려 극장에서 도태되고 만다.

그런 시점에서 금융위원회의 요청으로 약 4만 표가 구매됐고, 순수하게 관객들이 구매한 표로 박스오피스 1위 자리에 올랐다고 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실제로 대기업 계열사인 투자·배급사들의 경우, 주요 흥행 영화들에 대해 그룹 계열사들을 동원해 단체관람, 영화표 할인판매 등을 하는 프로모션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다.

'오빠 생각'의 투자·배급사인 '뉴'(NEW) 역시 비난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사전에 이 같은 금융위원회의 홍보 방식을 왜 차단하지 못했냐는 것. 그러나 '뉴' 측에도 나름의 사정이 있었다.

'뉴' 관계자는 25일 CBS노컷뉴스에 "안타깝고 당황스러울 뿐"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지금 15년 만의 한파이고, 5년 간 1월 영화 관객수가 가장 낮다. 관객들이 극장가를 많이 찾지 못하고 있는데 이런 일까지 생겼다"며 "다들 오랫동안 열심히 준비한 영화인데 개봉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게 돼서 참 그렇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뉴' 측이 금융위원회가 프로모션을 한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은 아니지만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게 될 지는 정보가 없었다.

이 관계자는 "VIP 행사 때 금융위원장, 금융회사 CEO 등이 왔었다. '영화가 좋고, 정말 재밌게 잘 봤다'고 해서 그렇게 생각했고, 배우를 돕는 차원에서 프로모션이 있을 거라고 들었다"면서 "그 정도까지만 알았고, 어떤 방식의 프로모션인지는 알지 못했다. 좋은 차원의 일이라고 생각해서 문제가 생길 줄은 몰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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