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명근의 부진이 뼈아팠다.
기록상으로는 썩 나쁘지 않았다. 3경기에서 42점을 올렸다. 하지만 컨디션이 100%가 아니었다. 덕분에 시몬 의존도가 높아졌고, 현대캐피탈과 한국전력, 대한항공에 내리 졌다. 김세진 감독도 3연패 후 "3라운드 넘어오면서 송명근이 베스트 컨디션이었다. 그런데 4라운드부터 안 좋았다. 양쪽에서 못 뚫어주면 센터가 좋지 않기 때문에 여지 없이 결과로 나온다"고 설명했다.
연패를 끊은 20일 KB손해보험전에서도 송명근은 8점에 그쳤다. 김세진 감독도 "송명근이 살아나야 한다"면서 이기고도 아쉬워했다.
24일 우리카드전부터 송명근이 살아났다. 송명근은 시몬과 같은 18점에 공격성공률 54.84%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김세진 감독은 26일 삼성화재전을 앞두고 "오늘 경기를 해봐야 안다. 앞 경기들은 지나가는 과정"이라고 말을 아꼈다.
걱정은 기우였다. 적어도 삼성화재전에서는 시몬보다 송명근이었다. 말 그대로 스파이크를 때리는 족족 삼성화재 코트에 꽂혔다. 22점(서브 2점). 공격성공률은 76.92%였다.
OK저축은행은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V-리그' 삼성화재와 5라운드 홈 경기에서 3-0(25-23 26-24 33-31) 완승을 거뒀다. 다시 3연승을 달린 OK저축은행은 19승8패 승점 59점을 기록, 2위 현대캐피탈(승점 53점)과 격차를 승점 6점 차로 벌렸다.
위기마다 송명근이 해결사로 나섰다.
OK저축은행은 1세트 4-8로 뒤진 상황에서 주전 세터 이민규가 어깨 부상으로 교체됐다. 4-9까지 밀리면서 위기를 맞았지만, 송명근이 깨끗한 후위공격으로 삼성화재의 흐름을 끊었다. 또 그로저의 서브 득점으로 23-22로 쫓긴 상황에서도 깔끔한 오픈 공격을 내리꽂았다.
2세트 역시 송명근이 해결사였다. 행운도 따랐다. 21-22로 뒤진 상황에서 때린 이단공격은 코트 밖에서 수비하던 류윤식을 맞고 득점이 됐다. 24-24 듀스에서도 시간차 공격을 성공시켰고, 이어 서브 득점까지 올리며 세트를 마무리했다.
송명근은 3세트에서는 다소 주춤했다. 7-2에서 두 차례 공격이 삼성화재 수비에 걸리며 100% 공격성공률은 깨졌다. 이후에도 4개의 스파이크를 놓쳤다. 하지만 공격성공률 76.92%로 경기를 마쳤다. 대신 시몬이 3세트에서 19점으로 활약했다. 시몬 역시 공격성공률 72.34%로 35점을 기록했다.
이날 송명근이 때린 스파이크는 26개. 이 가운데 삼성화재 코트에 꽂힌 것은 정확히 20개였다. 물론 3세트 결정적인 순간에는 시몬이 해결사로 나섰지만, 오늘 만큼은 시몬 못지 않은 송명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