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타이밍' 오리온 떠나는 제스퍼 존슨

제스퍼 존슨 (사진 제공/KBL)

제스퍼 존슨과 함께 울산 모비스와의 프로농구 1위 맞대결을 준비하겠다는 고양 오리온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부산 케이티가 제스퍼 존슨을 영입하기 위한 가승인 신청을 했기 때문이다.

제스퍼 존슨이 오리온을 떠난다.


케이티는 지난 28일 서울 삼성과의 경기 도중 외국인 센터 코트니 심스가 무릎을 다쳐 제스퍼 존슨을 영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생은 타이밍이란 말이 있다. 타이밍은 오리온의 편이 아니었다.

오리온은 애런 헤인즈가 다치면서 일시 교체 선수로 영입한 제스퍼 존슨을 영입했다. 헤인즈가 복귀하자마자 다시 부상을 당하면서 제스퍼 존슨과의 계약도 연장했다. 오리온은 29일까지 제스퍼 존슨에 대한 권리를 갖고 있었다. 30일을 헤인즈의 복귀일로 잡아뒀기 때문이다.

제스퍼 존슨은 최근 상종가다. KBL 경험이 풍부하고 시즌 초반에 비해 몸 상태도 많이 올라왔다. 외곽슛에 능하고 동료를 살리는 이타적인 플레이도 펼칠 줄 안다. 선수를 구하기 어려운 시즌 막판 대체 선수로는 그만한 인재도 없다.

오리온은 30일 모비스전을 앞두고 헤인즈를 제스퍼 존슨으로 교체할 계획이었다. 그렇게 되면 제스퍼 존슨의 모비스전 출전이 가능했다.

그럼 헤인즈를 포기하는 것인가? 아니다. 오리온에게는 교체 카드가 한장 더 남아있다. 일단 제스퍼 존슨으로 교체하고 일주일 동안 헤인즈의 부상 상태를 꼼꼼하게 살펴본 뒤 다시 헤인즈로 교체할지 제스퍼 존슨으로 잔여 시즌을 치를지 결정할 계획이었다. 규정을 활용한 나름 묘수였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1월 말 여러 구단의 외국인 센터들이 부상을 당했다. 원주 동부의 로드 벤슨이 다쳤고 케이티의 심스도 다쳤다.

오리온은 동부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웨이버' 순위 때문이다. 여러 구단들이 한 선수에 대한 가승인 신청을 동시에 할 때 지난 시즌 성적의 역순으로 영입 우선권을 준다. 오리온은 지난 시즌 5위, 동부는 2위였다.

변수는 케이티였다. 지난 시즌 7위에 머문 케이티가 제스퍼 존슨 영입전에 뛰어들면서 오리온은 더 이상 제스퍼 존슨을 잡아둘 방법이 없게 됐다.

부상에 따른 교체는 맞지만 일시 교체는 아니다. 외국인선수를 다른 선수로 일시 대체하기 위해서는 KBL 주치의의 진단이 필요하다. 심스에 대한 진단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기타 사유에 의한 완전 교체다.

케이티는 오리온의 경우처럼 교체 카드가 1장 더 남아있기 때문에 일주일이 지나 제스퍼 존슨을 다시 심스로 교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케이티는 심스의 몸 상태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을 경우 제스퍼 존슨과 함께 남은 정규리그 9경기를 치를 가능성이 높다.

오리온은 이제 헤인즈의 복귀 만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교체 카드가 남았지만 시즌 막판 새로운 얼굴을 찾아볼 생각은 전혀 없다. 헤인즈가 돌아올 때까지 어떻게 버티느냐가 관건이다. 이는 시즌 막판 상위권 순위 경쟁의 가장 큰 변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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