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클래식 수원 삼성의 2016년 준비는 유독 조용했다. 지난 시즌 도중 팀을 떠난 정대세를 시작으로 정성룡(가와사키 프론탈레)과 오범석(항저우 뤼청), 서정진(울산 임대) 등 수원을 대표했던 선수들이 하나둘씩 팀을 떠났다.
하지만 수원은 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새로운 전력의 선수를 영입하지 못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대학 무대 최고의 공격수로 손꼽히는 김건희를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수원 유스 출신 김건희는 매탄고 시절부터 '초고교급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고, 고려대 입학 후 1학년부터 주전으로 맹활약했다.
김건희는 186㎝의 장신이지만 전형적인 타겟형 스트라이커는 아니다. 활동 범위가 넓고, 제공권뿐만 아니라 발재간도 좋다는 평가다. 수원 합류 후 빠른 적응으로 선배들로부터 좋은 평가도 얻었다. 3일(한국시각)에는 아프리카 앙골라의 프로팀 벤피카와 경기에서 유일하게 풀 타임 활약하며 1골을 터뜨렸다.
"고등학생 때 수원 경기에서 볼보이도 하고, 형들과 함께 숙소를 같이 쓰면서 운동을 해서 자부심이 엄청 컸다"는 김건희는 데뷔 첫해 두 자릿수 득점이라는 분명한 목표를 제시했다.
김건희는 "경기장에서 시즌이 끝날 때 평가를 받고 싶다. 기회를 주신다면 모든 것을 보여드리겠다"면서 "지난해에는 팀 선배 (권)창훈이 형이 아쉽게 영플레어상을 못받았다. 이제는 내가 영플레이어상에 도전하겠다"고 당돌한 신인의 패기를 선보였다.
사실 이제 막 프로무대에 첫발을 내디딘 김건희가 데뷔 첫해부터 두 자릿수 득점과 영플레이어상을 목표로 내건 이유는 따로 있다. 수원은 올 시즌 유스 출신 선수 14명이 호흡을 맞춘다. 어려서부터 호흡을 맞춘 이들이 프로 무대에서 다시 한 번 힘을 모아 수원의 자존심을 지킬 때가 왔다.
김건희는 "유스 출신의 비중이 높아진 만큼 더 잘해야 한다. 매탄고 출신 후배들이 프로에 더 올라올 수 있도록 잘하고 싶다"면서 "개인적으로는 창훈이 형만큼 확 뜨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