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라빈, 세상 떠난 스승께 덩크왕 트로피 바쳤다




1980년대 마이클 조던과 도미니크 윌킨스의 덩크 대결을 다시 보는듯한 치열한 명승부 끝에 2년 연속 미국프로농구(NBA) 올스타전 덩크 왕에 등극한 잭 라빈(미네소타 팀버울브스). 그에게는 올해 대회에서 반드시 우승해야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잭 라빈은 지난 14일(한국시간) 캐나다 토론토의 에어캐나다센터에서 열린 올스타전 전야제 행사인 슬램덩크 콘테스트에서 애런 고든(올랜도 매직)을 제치고 우승한 뒤 자신의 SNS에 사진과 글을 남겼다.

사진에는 '플립(Flip)'이라고 적힌 슈팅 저지 위에 슬램덩크 챔피언 트로피가 놓인 장면이 담겨 있었다.

'플립'은 2015-2016시즌 개막을 눈앞에 둔 지난해 10월 말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필립 다니엘 손더스 감독의 애칭이다.

잭 라빈은 "이번 덩크 콘테스트와 우승 트로피를 돌아가신 감독님과 가족 분들에게 바친다. 감독님은 언제나 나를 믿어주신 분이고 또 나를 선발해주신 분이다. 우리 모두가 감독님을 사랑하고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는 글을 남겼다.


손더스 감독은 1995년부터 2005년까지 미네소타에서 NBA 감독 생활을 시작해 2014년 다시 미네소타로 복귀, 감독과 구단 사장을 겸임했다. 지난해 암의 일종인 호지킨 림프종으로 투병하다 향년 6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손더스 감독이 부임한 해에 NBA에 데뷔해 남다른 인연을 맺은 케빈 가넷(미네소타)은 고인의 주차장 자리 앞에 주저앉아 멍하니 빈 자리를 바라보는 추모 사진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

라빈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올스타전 전야제의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슬램덩크 콘테스트 결선에서 고든과 두 차례 연장 승부를 펼친 끝에 2년 연속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라빈은 예선 2회와 결선 4회(정규 2회, 연장 2회) 등 총 6번의 시도에서 5번이나 50점 만점을 받았다. 예선 두 번째 시도에서는 자유투라인 덩크를 앨리웁으로 성공시키는 믿을 수 없는 장면을 연출했으나 심사위원 샤킬 오닐의 만행(그는 첫 시도에서 성공시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1점을 깎았다)으로 인해 49점을 받았다.

라빈은 자유투라인 앨리웁, 자유투라인 윈드밀, 자유투라인 비트-윈-더-렉(다리 사이로 공을 빼 덩크하는 기술) 덩크를 연거푸 선보이며 전세계 팬들을 매료시켰다.

고든은 결선에서 몸을 마치 '폴더'처럼 접고 엉덩이 뒤로 공을 빼 덩크를 성공시키는 등 화려한 공중 동작으로 라빈과 경합했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난이도로 무장한 '디펜딩 챔피언'을 넘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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