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암 소년이 천국에서 보내 온 기적의 편지

[노컷 리뷰] 힐링 영화 '레터스 투 갓', 8세 소년 타일러의 따뜻한 실화

영화 '레터스 투 갓' 스틸컷.
소아암과 투병하고 있는 한 소년이 있다. 병원에서 집으로 돌아온 소년은 신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한다. 영화 '레터스 투 갓'은 이 작은 편지에서 시작된 변화의 기적을 그린 영화다.


영화의 주인공은 8살 소년 타일러다. 타일러는 갑작스럽게 발병한 암으로 인해 항암 치료를 받다가 집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하늘에 있는 신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한다. 내용은 일반적인 편지와 다를 것이 없다. 편지지에는 일상에서 벌어진 소소한 이야기, 자신의 병과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 등이 담긴다. 타일러는 이 편지를 매일 우체부에게 건네준다.

또 다른 주인공은 신입 우체부 브래디다. 매일 술로 밤을 지새우는 그는 이혼 후 하나뿐인 아들의 양육권마저 빼앗길 위기에 놓인다. 돌이킬 수 없는 절망적 상황 속에서 그는 신에게 편지를 쓰는 소년 타일러를 만나게 된다.

타일러는 언제나 삶과 죽음의 경계에 아슬아슬하게 서 있다. 삶은 너무도 멀고, 죽음은 손만 뻗으면 닿을 거리에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죽음이 드리운 그림자에 결코 정복당하지 않는다. 타일러에게는 '병마와 싸우는 어린 아이'라고 하면 떠올릴 법한 괴로움과 눈물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는 자신이 견디기 힘든 시련까지, 한없는 사랑과 긍정으로 감싸 안는다.

오히려 타일러를 지켜보는 가족들이 깊은 상처와 시름을 견뎌내지 못한다. 갈수록 악화되는 타일러의 건강 상태에 이들은 극심한 고통에 빠지고 서로를 상처입히기도 한다. 타일러와 함께 편지를 쓰기 시작하면서 가족 관계에도 변화가 일어난다. 그들은 타일러처럼 편지를 통해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삶을 잠식한 고통을 이겨내는 법을 배운다.

많은 이들이 타일러로 인해 변화하지만 그 중에서도 브래디는 눈에 띄게 달라진다. 타일러를 만나기 전 브래디는 삶의 의지를 잃고, 포기한 인생을 살아왔다. 그러나 타일러와 교감하면서 비로소 인생을 지탱할 의미를 되찾는다. 타일러의 순수하면서도 강인한 심성이 그를 치유하고,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붙잡아 준 것이다.

영화는 '기적'을 이야기한다. 그 기적은 타일러의 병이 낫거나 하는 종류의 것은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사람이 사람답게 변하고 상처에 새살이 돋는 순간이다. 용기있게 병과 맞서 싸운 8살 소년이 누군가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기적. 설사 그 끝에 죽음이 기다리고 있더라도 이 영화가 '시한부 신파'가 아닌 이유는 여기에 있다. 오는 2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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