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24일부터 약 40여 일의 휴가를 마친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은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부임 후 2015년 한 해를 성공적으로 마친 만큼 2016년을 준비하는 슈틸리케 감독의 준비는 철저했다. 휴가 기간에도 유럽과 중동을 오가며 국가대표 선수와 올림픽 대표선수들의 경기력을 직접 확인하는 치밀한 모습을 보였다.
대한축구협회도 슈틸리케 감독의 부지런함에 발맞춰 기본 좋은 선물을 준비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오는 6월 A매치 기간에 유럽의 강호와 원정 평가전을 해보고 싶다는 뜻을 밝히자 실제로 이를 추진해 구체적인 결과를 만들었다.
축구협회는 17일 “6월 A매치 기간에 스페인, 체코와 원정 평가전을 위해 협상을 하고 있다. 경기장과 시간 등을 조율해 3월 중으로 최종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랭킹 3위 스페인과는 중립지역인 오스트리아에서, 25위 체코는 직접 원정을 떠나는 것이 유력한 상황이다. 특히 두 팀은 6월 프랑스에서 개막하는 2016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16)를 앞둔 만큼 사실상 최정예 선수들로 ‘슈틸리케호’를 상대할 것으로 큰 기대를 모은다.
스페인과 역대전적은 5전 2무3패. 가장 최근의 맞대결은 2012년 스위스 베른에서의 1-4 패배다. 체코 역시 역대전적에서는 1무3패로 단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상대다. 체코의 경우 가장 최근의 맞대결은 2001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경기에서는 0-5로 대패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런 강팀과 경기는 치르고 싶은 것이 사실이나 아직 확정되지 않아 조심스럽다. 축구협회가 이들과 경기를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6월 경기 전에 3월에도 월드컵 예선 두 경기가 남았기 때문에 이 경기를 먼저 대비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한 상황이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3월에 열릴 레바논, 쿠웨이트와 예선 2경기를 허투루 치르지 않겠다는 각오다. 비중이 떨어지는 경기를 앞둔 만큼 “평소 소속팀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한 선수들을 불러 한 경기 정도 뛰게 해 자신감과 경기력을 회복할 기회를 주려고 한다. 하지만 이 선수들이 3, 4일에 한 번씩 경기를 해야 하는 대회에 나간다면 상당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조심스러워 했다.
슈틸리케 감독의 발언으로 자신이 직접 경기를 지켜본 올림픽대표팀 소속 선수의 발탁 여부도 큰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올림픽대표팀에서 좋은 활약을 한 선수들은 이미 축구대표팀에서 함께 했던 선수들이다. 올림픽대표팀 이후의 단계는 축구대표팀이 아닌 각자 소속팀에서 주전으로 확실한 자리를 잡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