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이 발견한 ‘김건희’라는 희망

유스 출신 대형 공격수, 프로 첫 공식전서 선발 맹활약

자신의 프로 첫 경기부터 선발로 나서 맹활약한 수원의 신인 공격수 김건희(등 번호 13)는 기대 이상의 경기력으로 수원 팬의 큰 환영을 받았다.(자료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수원 삼성이 새 시즌 첫 경기에서 ‘김건희’라는 희망을 확인했다.

수원은 2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감바 오사카(일본)와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G조 1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지난 시즌 일왕배 우승팀 감바 오사카를 안방으로 불러들인 수원은 최전방 자원의 부족으로 힘겨운 경기가 예상됐지만 신인 공격수 김건희의 기대 이상 활약에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지난 시즌 도중 팀을 떠나나 정대세(시미즈 S-펄스)를 시작으로 카이오(부리람 유나이티드), 일리안까지 최전방 공격수들과 차례로 이별한 수원은 마땅한 공격 자원의 보강이 없었다. 신인 선수를 제외하고는 일본 J리그에서 활약했던 김종민이 사실상 전력 보강의 전부였다.

하지만 수원은 지난달 20일 유스 출신 공격수 김건희를 영입했다. 김건희는 광양제철중-매탄고를 거친 수원이 유스 출신 공격수로 고려대 1학년 때부터 주전 공격수로 활약했을 정도로 기량을 인정받은 자원이다. 연령별 대표팀도 두루 거쳐 수원뿐 아니라 한국 축구를 대표할 차세대 공격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김건희는 입단 발표와 함께 스페인 말라가 전지훈련에 나서 프로무대 데뷔를 준비했다. 5년의 계약 기간도 수원이 김건희에 걸고 있는 큰 기대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자신을 향한 기대를 아는 듯 김건희는 전지훈련부터 맹활약하며 서정원 감독의 합격점을 받았다.

그리고 대망의 2016시즌 첫 경기 서정원 감독은 김건희를 선발 명단에 넣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김건희 역시 마치 전부터 프로 무대에서 활약했던 선수였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선배들과 경기를 풀어나갔다. 비록 골 맛을 보지는 못했지만 87분간 활약하며 영하의 추운 날씨 속에 경기를 지켜본 수원 팬들로부터 확실한 눈도장을 찍는 데 성공했다,

‘특별히 발이 빠르거나 기술이 좋거나 제공권 장악 능력이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모든 재능을 두루 갖추고 있는 공격수’라는 수원 구단 관계자의 설명처럼 기존의 염기훈과 권창훈, 산토스 등 수원 공격진과 함께 감바 오사카를 경기 내내 괴롭혔다. 김건희를 막던 감바 오사카 수비수 다이키 니와는 몸싸움에서 밀려 그라운드에 나뒹군 뒤 분한 듯 사지를 흔들며 화를 내는 모습까지 보였다.

특히 후반 27분 후방에서 올라온 공을 잡아 상대 수비수 2명의 저지를 뚫고 결국 강력한 슈팅까지 연결한 장면은 김건희가 만든 최고의 장면이었다.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골로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수원 서포터는 큰 함성과 박수로 새로운 공격수의 등장을 기뻐했다. 물론 이 장면을 지켜본 감바 오사카의 원정 팬의 응원 소리가 일순간 조용해진 것은 당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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