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6강 PO 속전속결해야 할 '진짜 이유'

'5차전 콜?' 26일부터 시작되는 오리온-동부의 6강 플레이오프의 최대 변수로 꼽히는 동부 베테랑 김주성.(자료사진=KBL)
25일 KGC인삼공사-삼성의 대결로 막을 올린 '2015-2016 KCC 플레이오프'. 두 팀의 6강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는 정규리그 상위팀이 웃었다. 4위 인삼공사가 5위 삼성을 25점 차로 대파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26일에는 오리온-동부의 격돌이 열기를 이어간다. 역시 상위팀의 우세가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정규리그 3위 오리온과 6위 동부의 승차는 6경기나 된다. 오리온은 승률 5할9푼1리(32승22패)로 6할에 육박하지만 동부(26승28패)는 5할이 채 되지 않는다.

6강 PO의 과제는 '조기 매듭'이다. 5전3승제 시리즈를 최대한 빨리 끝내야 한다. 그래야 정규리그 1, 2위 팀이 선착한 4강 PO에서 승부를 걸 수 있다. 6강 PO 미디어데이에서 3전승 다짐이 여기저기서 나온 까닭이다.

1, 2위는 느긋하게 기다리며 체력을 비축한 상태. 6강 PO 팀들도 최대한 휴식을 취해야 격전의 후유증을 씻고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도모할 수 있다. 최근 4시즌 연속 챔프전이 1,2위 대결로 이뤄진 이유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오리온은 6강 PO를 속전속결로 마쳐야 할 이유는 또 있다. 시리즈가 길게 진행될 경우 자칫 시리즈의 전체 승부를 내줄 위기에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상대 베테랑 김주성(37 · 205cm)의 존재감 때문이다.

▲김주성, 헤인즈보다 컨디션 회복 여지 많다

오리온-동부의 6강 PO 변수는 한 마디로 김주성이다. 비단 3번의 챔프전 우승과 2번의 PO MVP 경력 때문만이 아니다. 두 팀의 전력상 향후 변화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인 까닭이다.


올 시즌 김주성은 두 차례 부상을 당했다. 먼저 시즌 초반인 지난해 9월 발가락 골절상으로 한 달 이상 자리를 비웠다. 11월 복귀한 김주성은 올해 1월 1일 이번에는 무릎 부상으로 48일 동안 없었다. 4강 PO 직행도 내심 바랐던 동부는 김주성 공백에 6위로 PO에 턱걸이했다.

이후 김주성은 정규리그 막판에야 복귀했다. 마지막 2경기를 뛰었다. 그 2경기에서 평균 14점 4도움 2.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20분 안팎이던 출전 시간을 감안하면 수치가 비교적 잘 나왔으나 여전히 정상 컨디션은 아니다. 동부 관계자는 "평소의 80%에도 아직 올라오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김주성, 오리온전의 영광과 굴욕' 지난해 30일 김주성이 오리온 원정에서 조 잭슨의 슛을 막아내며 1000블록슛을 달성하는 장면(왼쪽)과 잭슨에게 이른바 '인유어페이스' 덩크를 허용하는 모습.(자료사진=KBL)
하지만 이게 오히려 동부에게는 희망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 김주성의 경기 감각과 컨디션이 올라올 여지가 있는 만큼 동부로서는 전력의 플러스 요인을 기대할 수 있는 까닭이다.

오리온의 키 플레이어 애런 헤인즈도 역시 부상 복귀자이지만 김주성과는 조금 다르다. 헤인즈도 지난해 성탄절에 부상을 당해 한 달 이상 재활 끝에 복귀했다. 그러나 정규리그 막판 8경기를 뛰었다. 이미 실전 감각과 컨디션을 끌어올릴 만큼 올렸을 기간이다. 컨디션 회복에 대한 전력 상승 요인은 헤인즈보다는 상대적으로 김주성이 더 높다고 볼 수 있다.

▲"김주성 봉쇄가 6강 PO의 관건"

결국 6강 PO 시리즈가 길어진다면 동부가 유리해질 수 있는 대목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컨디션과 감각이 회복될 김주성의 경기 지배력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두 팀 사령탑도 일찌감치 김주성을 키 플레이어로 지목했다. 추일승 오리온 감독은 지난 23일 미디어데이에서 "공수 양면에서 보이지 않는 기록 외의 역할을 하는 김주성의 봉쇄가 승부의 관건"이라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김영만 동부 감독도 "김주성이 있고 없고 팀의 플레이가 다르다"면서 "중심 역할 잘 해주면 두경민과 허웅 등 가드진이 편안하게 하고 외국 선수도 살아난다"고 신뢰감을 나타냈다. 동부 관계자도 "허웅과 두경민 등 젊은 선수들이 김주성을 믿고 따르는 부분이 커 존재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시리즈가 길어지는 데 따른 체력 부담보다는 컨디션 상승의 기대감이 더 클 것이라는 의견이다. 김 감독은 "김주성은 힘을 많이 쓰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25분 정도는 충분히 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객관적인 전력상 오리온이 동부에 한 수 앞서는 것이 사실. 하지만 오리온이 시리즈를 조기에 매듭짓지 못한다면 자칫 위험한 지경에 이를 수도 있다. 대권을 노리는 오리온이 6강 PO를 속전속결로 마쳐야 할 어쩌면 가장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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