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은 '후한' 포상휴가…지상파는 '야박'한 이유

(사진=tvN 제공)
요즘 드라마의 흥행여부는 종영 후 '포상휴가를 가냐, 안 가냐'로도 확인 되는 분위기다. 최근 방송가에서 소위 '대박' 난 드라마는 종영 후 해외로 포상휴가를 떠나고 있다. 드라마 성공 자축과 그동안의 고생을 보상하는 의미가 크다. 그런데 케이블 드라마는 포상휴가가 마치 트렌드처럼 이어지고 있는 반면, 지상파 드라마는 시청률 대박에도 '어쩌다' 간다. 왜일까.

◇ 포상휴가, 케이블은 화제성 의미…지상파는 제작사 기준

우리에게 익숙한 포상휴가는 군인이 군 생활 중 힘든 훈련을 수료 했거나 임무 성공 시 주어지는 대가다. 그런데 요즘 그 포상휴가가 군대보다 연예계 뉴스에서 더 자주 들리고 있다. 지난 1일과 2일 tvN 드라마 '시그널'과 '치즈인더트랩' 출연진·스태프들이 연이어 태국 푸켓으로 포상휴가를 떠났다.

CJ E&M 관계자는 지난 2일 CBS노컷뉴스에 "두 팀이 최근 포상휴가를 떠났는데 특별히 포상휴가를 갈 수 있는 시청률이나 (수익형 등의) 기준선이 정해져 있는 건 아니다"라며 "내부에서 판단하기를 시청률이 잘 나왔고 대중에게 전달되는 화제성 등이 고루 인정되면 포상휴가를 추진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실제로 CJ E&M에서는 지상파 시청률처럼 30~40%시청률을 기록하지 않아도 케이블채널이란 특수성과 방송 시간대를 고려해 평균 4~5%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하면 충분한 성과를 냈다고 평가한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최근 종영한 드라마들이 이보다 훨씬 웃도는 시청률 수치를 기록했으니 시청률 면에서나 대중에게 어필하는 화제성 면에서나 둘 다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은 셈이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케이블 드라마의 경우 채널 특성상 지상파에 비해 시청률 수치가 떨어지는 건 당연하다. 케이블 채널이 염두에 두는 건 수치보다는 인식이고 화제성"이라며 "드라마 흥행 여부로 시청자에게 지상파와 견줄 만한 채널이라는 인식을 높였다는데 가치를 두고 얼마만큼의 화제성을 지녔는지에 더 의미를 두고 성공여부를 결정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사실 숫자만 놓고 보면 케이블보다 지상파 드라마 시청률 수치가 위에 있는 건 맞다. 그 예로 지난 28일 MBC 주말드라마 '내 딸, 금사월' 마지막 회가 34.2% 시청률로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그런데도 포상휴가 얘기보다 유종의 미를 거뒀다는 분위기가 크다.

한 방송 관계자는 "지상파 드라마는 채널 특성상 시청률이 케이블 채널에 비해 평균치 이상은 나와야 한다. 그런데 요즘 그것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시청률이 높다고 해서 대중이 체감하는 화제성이 높은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결국 채널 특성상 어느 정도 수치가 아니고서야 만족할 수 없다는 게 업계 반응이다.

◇ "연달아 같은 휴양지 선택한 건 수월한 항공편 등 영향…협찬 아냐"

(사진= SBS 제공)
지상파 드라마가 아예 포상휴가를 안 가는 건 아니다. 그동안 KBS 2TV '왕가네 식구들' '제빵왕 김탁구' '수상한 삼형제', MBC '백년의 유산' '주몽', SBS '괜찮아, 사랑이야' '너의 목소리가 들려' 등 지상파 드라마 중에서도 시청률 30% 이상을 기록하는 등 이른바 히트 드라마가 포상휴가를 가기는 갔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요즘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그동안 지상파의 포상휴가는 대부분 제작사가 진행했다. 그래서 지상파 드라마중 시청률이 잘 나와도 미니(시리즈)보다 장편 드라마의 포상휴가가 많이 진행되는 편이었다"며 "아무래도 장편 드라마가 제작 지원이나 협찬 업체가 많다보니 수익이나 여러 가지 면에서 여유가 있었다. 또 방송사와 시청률에 따른 인센티브 지급 받는 계약도 장편 드라마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물론 지난해 SBS 드라마 '용팔이'처럼 방송사에서 전액 휴가비를 부담해 포상휴가를 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진행하는 건 극히 일부라는 것이 관계자들 반응이다. 한마디로 지상파 드라마는 시청률 대박이 나더라도 대부분 제작사가 포상휴가를 진행하기 나름이고, 그것도 미니시리즈물보다는 중, 장편 드라마가 좀 더 수월하게 진행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최근 포상휴가에 유연한 케이블 방송사는 어떨까. 케이블 드라마도 제작사의 선택 기준에 따라 포상휴가를 진행할까.

CJ E&M 방송 관계자는 "포상 휴가비의 비중 부담 비율을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분명한 건 방송사랑 제작사랑 나눠서 분담하고 있다"며 "또 그중에는 방송사에서 전액 부담하는 경우도 있다. 일례로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경우 예능국에서 만들었기 때문에 방송사에서 포상휴가비를 전액 부담했다. 하지만 외부 제작사에서 만들 경우엔 제작사와 방송사가 나눠서 부담한다"고 말했다.

연달아 같은 휴양지를 선택한 데 대해 협찬설이 도는 것과 관련해서는 "드라마 출연진과 스태프 등 한 번 이동하는 인원이 100~200명 정도다. 그러다보니 휴양지 선택 조건이 중간에 일정 때문에 움직이는 인원 등의 편의 때문에 항공편을 수월하게 해야 했다"며 "휴양지 중에서는 마침 동남아쪽인 태국 푸켓의 비행 시간이 길지도 않고 또 한국에서 가는 항공편도 많아 (포상) 휴가지로 제격이라 선택한 것이니 오해하지 말아 달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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