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프로듀스101' 캡차로도 부정투표 못 막는다

Mnet '프로듀스101'(자료사진/윤창원 기자)
Mnet 걸그룹 육성 프로젝트 '프로듀스101' 투표 시스템에 큰 허점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아직까지 제작진이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프로듀스101'에 참가한 연습생들의 개별 순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온라인 투표는 홈페이지를 통해 이뤄진다. 1일 1인 1회씩 참여할 수 있으며, 투표시 11명을 필수로 선택해야 한다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지난 2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이 시스템에 큰 허점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상의 이메일을 입력해 유령 SNS 계정을 생성한 뒤 '프로듀스101' 홈페이지에서 동의 절차를 거치면, 한 명이 얼마든지 연달아 투표하는 것이 가능한 허술한 시스템이었던 것이다. (관련기사 : [단독]'프로듀스101' 부정투표에 무방비…공신력 추락)

이에 대해 제작진은 이날 "최근에서야 투표 시스템의 허점을 발견했다"며 "부정투표를 방지할 보완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스템을 교란하기 위해 동일한 회원 정보로 다수의 아이디를 만들어 투표를 시도하는 부정 투표 의심 건에 대해 '캡차(CAPTCHA)' 시스템을 도입하겠다"며 "3차 투표 때부터 적용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제작진이 내놓은 보완대책인 '캡차' 시스템이 부정 투표를 완벽하게 막을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라는 점에서 또 한 번의 논란이 예상된다.


'캡차' 시스템은 사람과 컴퓨터(봇, Bot)를 구별하기 위해 만들어진 프로세스다. 찌그러진 문자, 왜곡된 숫자 등을 활용해 악의적으로 사용되는 프로그램인 봇을 차단하는 방식이다.

결국, '캡차'는 컴퓨터는 막을 수 있으나 사람은 막을 수 없는 시스템인 것. 이는 곧 프로그램을 활용하지 않고, 직접 유령 SNS 계정을 만들어 중복 투표를 하는 행동까지 차단하진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스템상 치명적인 허점을 노출한 '프로듀스101' 측이 소 잃고 외양간도 제대로 못 고치고 있는 셈이다.

'프로듀스101' 측도 이 같은 문제점을 인정했다. '프로듀스101' 측 관계자는 3일 CBS노컷뉴스에 "'캡차' 시스템으로 프로그램을 활용한 무분별한 부정 투표를 막을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특정 연습생을 지지하는 팬이 직접 유령 SNS 계정을 만들어 투표하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어 개선돼야 할 부분이 남아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중복투표를 100% 막으려면 '프로듀스101' 투표 페이지뿐 아니라 엠넷닷컴 회원가입 시스템 전체를 바꾸어야 하기 때문에 빠른 해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일단 방송을 통해 건전한 투표 문화 조성을 위한 목소리를 내보는 등 문제 개선을 위해 최대한 노력해 보겠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프로듀스101'은 국내 46개 기획사에서 모인 101명의 여자 연습생이 참가한 프로그램으로, 시청자가 '국민 프로듀서'가 되어 데뷔 멤버와 콘셉트, 그룹명 등을 직접 정하는 방식이다. 최종 멤버로 선발된 상위 11명은 올해 말까지 프로젝트 걸그룹으로 활동하게 된다.

현재 자진 하차한 4명과 1차 투표 결과(온라인 투표 및 현장관객 투표 합산) 61위 안에 들지 못한 36명이 탈락하고 61명의 연습생이 남아 경쟁을 펼치는 중이며, 2차 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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