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인간처럼 '승부수' 던질까?"…과학자의 답

궁지에 몰렸을 때 승부를 뒤집거나 승세를 굳히기 위해 마지막 결단으로 던지는 것을 '승부수'라 한다. 인간처럼 바둑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도 이세돌 9단과의 대국에서 승부수를 던질까.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학자인 감동근 아주대 전자공학과 교수의 대답은 '가능하다'는 것이다. IBM의 인공지능 '왓슨'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도 한 감 교수는 공인 아마 5단의 바둑 애호가이기도 하다.

그는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을 앞두고 바둑TV에서 방송된 프로그램 '세기의 대결 알파고의 역습'에 출연해 "(인공지능) 신경망의 지도학습 단계에 사용하는 데이터가 달라지면, 그 결과 합성되는 신경망도 달라진다"며 "특정한 기풍을 가진 기사들의 기보를 중심으로 학습한다면, 그와 비슷한 기풍이 장착될 개연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판후위 2단과의 대국에서 알파고는 초반에 승부를 걸기보다는 적절히 타협하면서 후반을 도모하는 바둑을 구사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알파고는 중국에서 입단한 뒤 프랑스에서 활약 중인 판후이 2단과의 공식 대결에서 5전 전승을 거뒀다. 컴퓨터가 프로 바둑기사와의 대결에서 이긴 것은 알파고가 처음이다.

감 교수는 "바둑에는 신경전의 요소도 있다. 초반에 상대가 연구해 온 것으로 의심되는 포석을 펼치지 못하도록 방해한다든지, 다음 수가 정확히 안 보일 때 일단 상대방이 제일 싫어할 것 같은 곳에 둔다든지"라며 "형세가 여의치 않으면 약간 무리 같기도 하지만 상대가 자칫 실수하기 쉬운 수를 두기도 하는데, 컴퓨터는 이런 수보다는 그 장면에서 최선의 수를 두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이런 것도 별도의 알고리즘으로 바꿀 수 있다. 딥블루(1997년 러시아의 세계 체스 챔피언 가리 카스파로프를 이긴 IBM의 슈퍼컴퓨터)는 인간이 두는 것처럼 체스를 뒀다"며 "판후위 2단이 거의 매판 초반에 워낙 무너지는 바람에 이런 것을 확인할 기회가 없었던 것이 아쉽다. 이세돌 9단과의 대국에서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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