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근 막는 최진수' 오리온은 패배에서 배웠다

고양 오리온 추일승 감독과 김병철 코치 (사진 왼쪽부터) [사진/KBL]
고양 오리온과 울산 모비스는 지난 1월30일 중요한 승부를 벌였다. 프로농구 정규리그 공동 1위 팀들의 맞대결로 관심을 끈 경기다.

모비스가 80-75로 이겼다. 오리온에게는 뼈아픈 패배였다. 결과적으로 모비스는 4강 플레이오프 직행 열차에 탔고 오리온은 밀려났다. 양동근과 조 잭슨의 포인트가드 맞대결이 치열했다. 양동근은 26점을, 조 잭슨은 30점을 기록했다.

그런데 양동근의 4쿼터 득점은 단 1점에 불과했다. 3쿼터에서 양동근에게만 17점을 내준 추일승 오리온 감독은 과감한 변화를 선택했고 그 수비가 통했다.

200cm가 넘는 장신 빅맨 장재석과 최진수로 하여금 양동근을 막게 한 것이다.

경기가 끝나고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양동근의 막판 체력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체력이 떨어진 양동근에게 장신 빅맨이 마크맨으로 붙자 양동근은 더욱 고전했다.

스피드에서는 양동근이 당연히 한수위. 그러나 장재석과 최진수는 빅맨 치고 그리 느린 선수는 아니다. 더 큰 보폭과 적극성으로 스피드 차이를 만회하려고 애썼다. 또 큰 선수가 압박을 가하면 슛이나 패스를 할 때 아무래도 신경이 더 쓰일 수밖에 없다.


오리온은 졌지만 패배에서 교훈을 얻었다. 오리온은 지난 8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모비스와의 4강 플레이오프 1차전 승부처에서 최진수를 양동근에게 붙인 것이다.

경기 초반에는 한호빈이 양동근을 막았다. 한호빈은 반칙을 아끼지 않고 거칠게 양동근을 몰아세웠다. 양동근의 체력이 어느 정도 떨어진 후반전에는 최진수가 마크맨으로 나섰고 양동근보다 크고 힘이 센 김동욱도 가세했다.

양동근은 전반에 12점을 올렸지만 후반에는 득점없이 침묵했다.

양동근은 누가 자신을 막든 자신의 득점보다는 오리온보다 모비스가 더 강한 포스트에서의 장점을 살리는 데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1차전 4쿼터에서 양동근의 득점은 침묵했지만 클라크를 활용한 골밑 득점이 연거푸 나오면서 모비스는 공격의 숨통을 텄다.

추일승 감독은 정규리그 막판 최진수의 역할을 두고 고민이 많았다. 빅맨으로 활용할지 윙 플레이어처럼 활용할지를 두고 고민했고 시행착오도 적잖았다. 그러나 포스트시즌 들어 답을 얻었다. 공격에서는 동료들의 공간을 넓혀주는 역할을, 수비에서는 빅맨과 가드를 가리지 않는 특급 수비수 역할을 맡겼다.

추일승 감독과 유재학 감독은 뛰어난 전술가로 통한다. 추일승 감독은 패배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큰 경기에서 적극 활용했다. 유재학 감독이 반격할 차례다. 오리온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이번 시리즈가 챔피언결정전을 방불케 하는 명승부로 예상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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