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2경기를 통해 전북은 ‘기대’와 ‘아쉬움’을 동시에 보여주고 말았다. 분명 선수단의 구성은 강화됐지만 워낙 많은 선수 구성의 변화로 조직력이 완벽하게 다져지지 않은 모습을 노출하며 장쑤 쑤닝(중국) 원정에서 고개를 떨궈야 했다.
이 때문에 1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 FC서울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개막전은 더 큰 관심 속에서 치러졌다. 과연 전북 못지않은 과감한 선수 영입으로 또 다른 우승 후보로 떠오른 데다 AFC 챔피언스리그 2경기에서 10골이나 터뜨리는 무서운 공격력을 선보인 서울을 어떻게 상대할 것인지가 축구팬의 기대를 모았다.
최강희 감독의 선택은 ‘변칙’이었다. 주축 수비수 김기희(상하이 선화)의 갑작스러운 이적으로 생긴 수비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강희 감독은 이호를 김형일의 파트너로 세웠다. 그리고 최철순까지 스리백으로 세워 서울의 데얀과 아드리아노 공격 콤비를 막겠다는 의지였다.
물론 이동국과 김신욱의 동시 출격으로 ‘창’은 날카롭게 준비했다. 2선에는 이재성과 루이스가 다소 전진한 듯한 파탈루와 배치됐다. 측면에서는 박원재와 김창수가 좌우 윙백으로 포진했다.
전반은 예상외로 서울의 일방적인 공격이 계속됐다. 하지만 전반 18분 아드리아노가 골키퍼 일대일 상황에서 득점 기회를 놓치는 등 아쉬운 상황이 반복됐다. 확실한 마침표가 아쉬웠다. 그러는 동안 전북은 이호와 파탈루, 김형일 등 체격조건이 좋은 선수들이 과격한 몸싸움으로 서울 선수들의 평정심을 잃게 했다.
그리고 후반 시작과 함께 시작된 전북의 역습. 최강희 감독은 전반이 끝난 뒤 전반 내내 열심히 몸을 풀었던 레오나르도를 따로 불러 상당히 오랜 시간 특별주문을 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파탈루를 대신해 그라운드에 투입된 레오나르도의 존재로 경기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전반 내내 잔뜩 움츠렸던 전북은 서울을 계속해서 두들겼고, 결국 후반 16분 기다렸던 김신욱의 선제골이 터졌다.
레오나르도의 강력한 중거리슛이 상대 수비에 맞고 굴절돼 얻은 코너킥을 이재성이 반대편 골포스트를 향해 길게 휘어 감았다. 서울 수비의 키를 넘어간 공은 몸을 날린 김신욱의 머리에 정확하게 맞았다. 공은 골대 구석을 향해 정확하게 파고들었고, 몸을 날린 유현도 막을 수 없었다. 김신욱의 전북 이적 후 첫 골이다.
다급해진 서울은 곧장 박주영을 교체 투입하며 ‘아!데박 트리오’를 가동했다. 올 시즌 서울이 믿고 써야 하는 최강의 공격조합이었지만 끝내 서울은 만회골을 얻지 못했고, 전북은 창단 후 개막전을 찾은 최다 관중(3만2695명)과 1-0 짜릿한 승리의 기쁨을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