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또 한 번의 실험을 시작했다. 과거 대표팀에서 한 차례 결과가 좋지 않았던 이동국과 김신욱의 공존을 이제는 전북에서 도전에 나섰다.
두 선수 모두 발이 빠르지 않은 대신 상대 수비진 사이에서 분명한 존재감을 보여주는 스타일이라는 점에서 둘의 동시 출격은 명암이 분명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한 대표팀과 달리 전북에서는 호흡을 맞출 기회와 시간이 충분하다는 점에서 최강희 감독은 이들의 시너지 효과를 끌어낼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결국 최강희 감독은 1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공식 개막전부터 이동국과 김신욱의 공존을 시험했다. 다소 수비적으로 경기한 전반에는 이들의 효과적인 공격을 기대하기 어려웠지만 후반 들어 발 빠른 레오나르도가 투입되며 둘의 활약이 살아났다.
후반 23분 이동국이 빠지고 로페즈가 투입되며 전북은 과거 울산이 ‘아시아 챔피언’에 등극할 당시 선보였던 ‘철퇴축구’를 재현한 듯한 모습으로 서울을 ‘일격’에 무너뜨렸다. 데얀과 아드리아노, 그리고 박주영이라는 걸출한 공격수 세 명을 데리고 전북을 공략한 서울이 확실한 마무리 부족으로 고민에 빠진 사이 전북은 김신욱의 ‘한 방’으로 짜릿한 승리를 챙겼다.
둘 중 한 명을 교체하며 발이 빠른 레오나르도나 로페즈가 상대 뒷공간을 파고드는 승부수가 그대로 적중한 만큼 최강희 감독은 이제 막 시작한 올 시즌에 거는 기대가 상당했다. 특히 새로 합류한 김신욱을 향한 기대가 남달랐다.
최강희 감독은 “따로 운동을 너무 많이 해서 말려야 할 정도로 김신욱이 열심히 준비했다. 현재 몸 상태가 90%는 올라왔기 때문에 계속해서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신욱 역시 “과거 울산에서 ‘철퇴축구’를 할 때보다 능력 좋은 동료들이 있는 만큼 내가 조금 더 힘을 실어준다면 더욱 동료들이 빛날 수 있다. 오늘 경기를 통해 더욱 내 역할을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면서 “리그에서 많은 골을 넣을 수 있었던 비결은 철저하게 약속된 플레이 덕분이다. 오늘 경기를 통해 남은 경기에 더 큰 기대를 걸 수 있게 됐다”고 활짝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