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 신한 이적 소식에 힘겨웠던 신기성 코치의 하루

신기성, 신한 사령탑 내정…하나, 어수선한 분위기 딛고 PO 2차전 승

인천 신한은행의 차기 사령탑으로 내정된 부천 KEB하나은행의 신기성 코치 (사진 제공/WKBL)

여자프로농구 부천 KEB하나은행의 신기성 코치는 12일 오후 청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청주 KB스타즈와의 2차전을 앞두고 어두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오전 신기성 코치가 인천 신한은행의 차기 사령탑으로 내정됐다는 사실이 한 매체의 보도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적설(?)에 대한 소문은 예전부터 나돌았다. 박종천 감독을 비롯한 현장 관계자들은 신기성 코치의 신한은행 사령탑 부임을 부인하지 않았다.

박종천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경기 당일에 그런 기사가 나서 아쉽다. 선수단의 동요를 차단하기 위해 경기장에 오자마자 미팅을 했다"고 말했다.

박종천 감독은 "감독은 축복의 자리다. 코치에서 감독으로 가는 것이니 잘된 일이다. 신기성 코치에게는 개의치 말고 열심히 하라고 얘기했고 선수들에게는 신기성 코치에게 보답하는 의미에서라도 잘하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코치들은 경기를 앞두고 보통 벤치에 앉아 선수들이 몸을 푸는 모습을 지켜보나 신기성 코치는 체육관 구석에 홀로 서서 코트를 응시했다. 주위 시선이 부담스럽다는 눈치였다.

신기성 코치는 "당혹스럽다. 경기에만 집중하고 싶다"며 말을 아꼈다.

선수들 대부분이 신기성 코치의 소식을 모르고 있었다. 미팅을 통해 소식을 전해들은 일부 선수들은 정든 코치와 이별해야 한다는 생각에 눈물을 흘리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종천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우려와는 달리 선수들은 지난 1차전 패배를 만회하기 위해 처음부터 힘을 냈다. 첼시 리와 모비스의 골밑 공격이 초반부터 불을 뿜은 가운데 결국 하나은행이 KB스타즈를 78-62로 꺾고 시리즈 전적을 1승1패 원점으로 되돌렸다.

이제 두 팀은 오는 13일 하나은행의 안방인 부천으로 장소를 옮겨 플레이오프 최종전을 치른다.

경기가 시작되자 신기성 코치는 평소와 다를 바 없었다. 박종천 감독의 뒤에 서서 열정적으로 소리를 질러가며 지시 사항을 전달했고 선수들을 독려했다.

한편, 신기성 코치가 신한은행의 감독으로 내정된 가운데 정선민 하나은행 코치가 코치로 동행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현재 사령탑이 공석이다. 정인교 전 감독이 시즌 도중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고 이후 전형수 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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