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2승을 거뒀지만, 방심은 없었다. 현대건설 양철호 감독은 "물론 경기는 해봐야 알겠지만, 간절하게 이기고 싶다"고 강조했다. 선수들에게도 "경기에 몰입하고, 자신 있게 하자. 챔피언결정전이라는 무대를 쉽게 밟을 수는 없다. 왔으니 목표를 꼭 이루자"라고 주입시켰다.
결국 현대건설이 정상에 섰다.
현대건설은 21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V-리그' 챔피언결정 3차전 홈 경기에서 IBK기업은행을 3-0(25-22 25-20 25-18)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현대건설은 내리 3경기를 따내면서 2010~2011시즌 이후 5년 만에 정상에 섰다.
플레이오프 2경기를 모두 이기고, 챔피언결정전 3경기도 싹쓸이했다. 특히 챔피언결정전에서는 V-리그 남녀부 통틀어 최초로 무실세트 정상에 올랐다.
5년 전 우승 멤버에서 딱 절반이 바뀌었다. 당시 황연주가 주포로 활약했고, 현재 에이스인 양효진과 세터 염혜선도 힘을 보탰다. 또 외국인 선수 케니, 센터 김수지(흥국생명), 윤혜숙(은퇴) 등도 맹활약하며 흥국생명을 격파했다.
현대건설은 인삼공사에 패해 준우승에 그친 2011~2012시즌 이후 챔피언결정전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 사이 기업은행은 두 차례나 챔피언결정전 정상에 등극하며 신흥 강호로 떠올랐다.
3경기에서 55점을 올리며 양팀 최다 득점을 기록한 양효진은 챔피언결정전 MVP가 됐다. 양효진은 기자단 투표에서 23표(유효표 29표)를 받았다. V-리그 남녀부를 통틀어 두 번째 센터 MVP다. 첫 번째는 2007~2008시즌 GS칼텍스를 우승으로 이끈 정대영(도로공사)이다.
정확히 5년 만에 찾아온 우승의 기회.
현대건설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물론 기업은행 외국인 선수 맥마혼이 부상으로 빠진 덕도 봤다. 하지만 현대건설의 집중력이 확실히 더 강했다.
1세트 22-22에서 양효진이 김희진의 스파이크를 홀로 막아내며 흐름을 가져왔다. 기업은행은 김사니의 범실로 흔들렸고, 현대건설은 에밀리의 스파이크로 1세트를 마무리했다.
2세트 역시 현대건설이 잡았다. 막판 집중력이 돋보였다. 20-18에서 한유미, 에밀리가 연속 퀵오픈을 내리꽂으며 승부를 갈랐다.
기업은행도 물러서지 않았다. 3세트 초반 기세를 잡았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결국 3세트도 뒤집으면서 승부를 매조지었다. 챔피언결정전 3경기 연속 무실세트. V-리그 최초의 퍼펙트 우승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