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이 말하는 ‘주전’의 진짜 의미

올림픽대표팀 선발 예상 선수들의 제한적인 출전 기회에 고민 토로

신태용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은 아시아축구연맹 23세 이하 챔피언십을 마친 뒤 선수들에게 소속팀으로 돌아가 반드시 주전이 되어야 최종명단에 선발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자료사진=대한축구협회)
“선수들이 소속 팀에서 뛰질 못하니까 올림픽대표팀 감독인 나는 진짜 힘이 들어요”

지난달 카타르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을 준우승으로 마친 뒤 신태용 감독은 각자의 소속팀으로 돌아가는 선수들에게 “반드시 소속팀에서 주전이 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전이 되지 않으면 올림픽 본선에 데려가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았을 정도로 신태용 감독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도 신태용 올림픽대표팀 감독의 발언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일부 선수를 제외하고 현재 자신이 속한 소속팀에서 주전으로 출전 기회를 얻는 선수는 없는 것이 올림픽 축구대표팀의 현 상황이다. 이런 선수들에게 갑작스레 주전 기회가 찾아올 리도 만무하지만 왜 신태용 감독은 ‘주전’을 그토록 강조했을까.

알제리와 평가전을 앞두고 경기도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로 선수들을 다시 소집한 신태용 감독을 22일 만나 ‘주전이 되라’는 진짜 의미를 들어봤다.


신태용 감독은 “기본적으로 대표팀에 선발되는 선수들은 능력이 있기 때문에 뽑는 것이다. 하지만 자기가 가진 잠재능력까지 발휘해야 하는데 그걸 써먹지 못하기 때문에 감독 입장에서는 답답하다”고 털어놨다.

선수들에게 반드시 주전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 신 감독이지만 분명한 기준은 없다. 다만 “어느 포지션의 선수라도 경기에 나가야 체력과 경기력이 향상된다. 그런데 우리 선수들은 아예 경기에 나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우리 선수들이 경기를 뛰지 못하고 있어 경기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감독으로서 너무 힘들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신태용 감독은 현재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는 선수들에게 임대 이적이라는 분명한 해답도 제시했다. “1부나 2부리그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어떻게 해서든 경기에 출전해야 한다. 그래야만 올림픽 무대에서 우리 대표팀의 경쟁력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아시아축구연맹 23세 이하 챔피언십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류승우는 대회가 끝난 뒤 안정적인 출전 기회를 찾아 2부리그 클럽으로 임대 이적했다.(자료사진=대한축구협회)
실제로 임대 이적을 통해 리우 올림픽 출전 의지를 다지는 사례도 있다. 바로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는 류승우(빌레펠트). 큰 기대와 함께 바이엘 레버쿠젠의 유니폼을 입었지만 정작 출전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고, 결국 류승우는 꾸준한 출전 기회를 찾아 다시 한 번 2부리그로 임대를 떠났다.

류승우 역시 “경기를 뛰는 것과 안 뛰는 것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면서 “경기를 뛰면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이 분명 좋아진다. 분데스리가가 템포가 빠른 만큼 체력적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유럽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은 이적시장이 마무리됐다. 하지만 K리그는 아직 문이 열렸다. 이번 주말 2부리그 K리그 챌린지가 개막하지만 K리그의 선수 등록은 28일이 마감이다. 출전 기회를 찾아 나설 이들에게는 올림픽을 앞두고 마지막 기회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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