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몬은 세계 최정상 리그로 꼽히는 이탈리아 리그에서도 최고 센터였다. 쿠바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세계를 호령했다.
그런 시몬이 2014~2015시즌을 앞두고 V-리그로 향했다.
시몬은 우승후보 축에 끼지 못했던 OK저축은행을 챔피언으로 이끌었다. 그로저(삼성화재), 오레올(현대캐피탈) 등 세계적 수준의 선수들이 대거 합류한 올 시즌에도 단연 독보적인 활약을 펼쳤다.
무엇보다 젊은 OK저축은행의 정신적 지주 역할까지 해냈다. 또 훈련 때는 선수들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가르쳐주는 코치 역할까지 도맡았다.
송명근은 "아직도 우리가 가장 어린 팀이다. 거기에서 기죽지 않게 리더 역할을 잘 해줬다"면서 "실력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시몬이 '내가 없어도 개인 실력으로도, 팀으로도 떨어지지 말라'고 했다. 좋은 영향을 받았으니 실력이 한 단계 더 올라가야 하는 것이 맞다. 다시 한 번 최고의 선수라는 것을 보여줬다"고 박수를 보냈다.
곽명우도 "내가 세터이다 보니까 확실히 왜 톱 클래스인지 알겠다"면서 "언제 이런 선수와 호흡을 맞춰보겠나. 세터에게는 축복이다. 다음 시즌부터 이런 선수와 손을 못 맞춘다는 것이 아쉽다. 좋은 경험이었고, 많이 배웠다"고 시몬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동료들의 환송사에 시몬은 "슬픔과 기쁨이 교차한다"면서 "슬픈 것은 가족보다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 형제들을 두고 떠난다는 것이다. 2년 동안 많은 일이 있었는데 정말 슬프다. 기쁜 점은 타지 생활이 9개월이 넘어가는 데 가족들 보게 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제 더 이상 V-리그에서 시몬을 볼 수 없다. 여자부와 마찬가지로 남자부도 다음 시즌부터는 트라이아웃 제도를 시행하기 때문이다. 김세진 감독도, 선수들도 2년을 함께 한 동료와 이별에 대한 아쉬움이 가득했다.
김세진 감독은 "시몬에게 진심으로 고맙다"고 했고, 송명근은 "경기는 이제 못 한다. 아직 실감은 안 난다. 가는 날에 실감이 날 것 같다. 그 때까지 밥이라도 한 번 더 먹고, 말이라도 한 번 더 해야겠다"고 말했다.
시몬은 V-리그 수준을 분명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 다른 외국인 선수와 달리 트러블도 전혀 없었다. 2년이라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그야말로 시몬이 있어 행복했던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