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현준이냐, 이정협이냐' 슈틸리케의 행복한 고민

석현준(가운데)과 이정협(왼쪽).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꺼내는 카드마다 골을 넣는다. 그런데 사실상 자리는 한 자리. 덕분에 울리 슈틸리케 감독도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됐다.

2014년 10월 부임한 슈틸리케 감독은 2015년 1월 아시안컵을 앞두고 당시 상주에서 뛰던 이정협(울산)을 전격 발탁했다. K리그 클래식도 아닌 챌린지에서 뛰던 무명의 이정협은 데뷔전부터 골을 넣으며 슈틸리케의 황태자로 자리매김했다.

파죽지세였다. A매치로 인정되지 않은 데뷔전을 제외하더라도 동아시안컵 이전까지 10경기 3골을 넣었다.

하지만 이후 주춤했다. 동아시안컵에서 1골도 넣지 못했고, 결국 동아시안컵을 마지막으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가장 큰 무대인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예선은 1경기 출전이 고작이었다.

그 사이 석현준(FC포르투)이 자리를 꿰찼다. 석현준은 지난해 9월과 11월 라오스와 홈, 원정에서 골을 넣었다. 무엇보다 소속팀에서도 주전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슈틸리케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황의조(성남)도 지난해 10월 자메이카전에서 골을 기록하는 등 꾸준히 슈틸리케 감독의 호출을 받았다. K리그 클래식에서의 활약은 이정협 이상이었다. 특히 황의조는 최전방 원톱 외 다른 카드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덕분에 슈틸리케호의 원톱 경쟁은 미궁 속에 빠졌다.

◇석현준, 이정협 모두 골…행복한 슈틸리케

슈틸리케 감독은 24일 레바논전, 27일 태국전을 앞두고 석현준과 황의조, 이정협을 모두 불렀다. 경쟁에 불을 지폈다. 그리고 레바논전에서는 후반 교체 투입된 이정협이 골을 넣었고, 태국전에서는 석현준이 결승골을 터뜨렸다. 선택한 카드마다 성공이었던 셈이다.

그동안 슈틸리케 감독은 주로 원톱을 써왔다.

27일 태국전에서는 평소와 달리 투톱을 썼다. 석현준과 이정협이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다. 석현준이 최전방에 서고, 이정협이 받치는 스타일이었지만, 태국전에서는 이렇다 할 재미를 못봤다. 손흥민(토트넘 핫스퍼)이나 권창훈(수원) 등 올림픽 대표팀 자원들도 합류한다면 다시 원톱 체제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결국 경쟁을 거쳐 한 명만 살아남는다는 의미다. 선수들에게는 피 말리는 경쟁이지만, 슈틸리케 감독에게는 행복한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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