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 이준익 "선거는 혁명…투표 포기는 '셀프디스'"

[나에게 투표란 ②] "정치로부터 자유로운 사람 없어…정당들 더 바닥치길"

4월 13일, 제20대 국회의원 선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유명인들은 국민의 소중한 권리인 투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CBS노컷뉴스가 그 궁금증을 시원하게 풀어 줄 연속 인터뷰를 마련했습니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혜리 "투표는 권리이자 힘, 여러분 함께해요!
② 영화감독 이준익 "선거는 혁명…투표 포기는 '셀프디스'"
(계속)


이준익 감독.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투표할 거냐고요? 이 나라 국민이면 당연히 해야죠."


상업영화와 비상업영화의 경계 그 어느 곳. 영화계에서 이준익 감독이 서 있는 자리는 독특하다. 거물급 배우들과 화려한 영화를 찍다가도, 어느 순간에는 제작비 5억 원의 흑백 영화를 들고 찾아온다.

천만영화 '왕의 남자'로 떠오른 그는 최근 '사도' '동주' 등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사실 흥행 성적으로만 따지면 그의 최근작들이 '왕의 남자'를 뛰어넘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자본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관객들의 마음을 뒤흔들고 있다는 점에서, 그가 앞으로 만들어낼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것만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가능했던 이유는 하나다. 어떤 상황일지라도 그는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포기하지 않는다. 끝내 의지를 꺾지 않고, 웬만해서는 타협이 없다. 그 이유 있는 고집이 그를 '믿고 보는' 감독으로 만들었다.

그것은 그가 영화감독이기 이전에 4·13 총선을 앞둔 한 사람의 국민일 때도 마찬가지다. 그는 '선거'가 '혁명'으로 기능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정치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한 명도 없죠. 저는 현대에 와서 선거 제도 자체가 혁명을 대치했다고 봐요. 선거가 있기 때문에 혁명이 사라진 시대가 된 거라고."

여당이나 야당이나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었다. 이들은 공천 과정에서 끊임없이 잡음을 빚었고, 국민들은 점차 계파 갈등과 정치 싸움에 지쳐갔다. 그렇게 정치에 무기력해진 일부 국민들은 투표권을 포기하기도 한다.

"저는 더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애매하게 타협하지 말고, 더 바닥을 쳐서 개선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국민들도 더 깜짝 놀라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4·13 총선에서 19~29세 이하 청년들은 55.4%만이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응답해 세대 중 가장 낮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이제 그도 기성 감독이고 기성 세대다. 앞으로 사회를 만들어 나갈 청년들의 투표 참여율이 저조한 것은 어른으로서 안타까운 일이다.

"달라지기를 기대하고는 있어요. 우리 젊은이들은 투표를 하지 않음으로써 정치로부터 스스로 소외된 존재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정치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은 아니죠. 어떻게 보면 '셀프 디스'한 것이라고나 할까요."

총선이 끝나면 3일 뒤, 우리는 세월호 참사 2주기를 맞는다. 이준익 감독은 우리 사회에 상처로 남은 일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상처는 항상 정면으로 응시해야 합니다. 그것이 지혜로운 치유의 방식이죠. 외면하고 회피하는 것은 또 다른 상처를 부를 뿐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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