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가도 소용 없어' 소매치기 잡은 상주 축구 선수들

상주 상무 선수들. (사진=상주 상무 제공)
소매치기범이 할머니의 가방을 들고 달아났다. 그런데 근처에 있던 사람들이 군인이자 축구 선수였다. 그것도 7명이나. 당연히 소매치기범은 얼마 달아나지 못하고 잡혔다. 다름 아닌 K리그 클래식 군인 팀인 상주 상무 선수들 이야기다.

상주는 5일 "이용, 박진포, 김성환 상병과 김성주, 김성준, 이경렬, 조영철 일병 등 7명이 지난 3일 오전 문경 시내에서 소매치기범을 잡았다"고 전했다.

스토리는 이렇다.


상주 선수들은 3일 오전 문경 시내로 외출을 나갔다. 오전 9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그 때 점촌 시외버스터미널 근처에서 할머니의 '도와달라'는 목소리를 들었고, 가방을 들고 달아나는 범인을 7명이 동시에 추격했다.

축구 선수, 게다가 군인 신분의 7명을 소매치기범이 당해낼 수 없었다. 결국 상주 선수들은 100m 정도 만에 소매치기범을 붙잡았고, 이후 경찰이 도착하자 검거 경위를 설명하고 현장을 떠났다.

상주 선수들의 선행은 4일 부대로 연락이 오면서 알려졌다. 군복 좌측에 '국군대표선수'라는 부착물을 기억한 경찰서에서 부대에 확인을 했기 때문. 가방을 찾은 할머니도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해달라고 부탁했다.

선수들은 당연한 일이라면서 멋쩍어했다.

조영철은 "국군체육부대에 전입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국군의 사명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한다는 차원에서 군인다운 일을 하게 돼 매우 기쁘다"면서 "평소 단련한 체력과 운동 기술이 소매치기범 검거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국군대표선수라는 자부심으로 올해 K리그 클래식에서 패기와 투지로 좋은 성적을 거둬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부대에서도 7명에서 표창장을 수여할 계획이다. 구단 차원에서도 포상을 마련하고, 문경경찰서에서도 범인 검거 공로로 감사장을 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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