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작가 김보통 "투표 안 하면, 안 바뀝니다"

[나에게 투표란 ③] "19대 총선 때 미투표자가 1800만 명이었습니다"

4월 13일, 제20대 국회의원 선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유명인들은 국민의 소중한 권리인 투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CBS노컷뉴스가 그 궁금증을 시원하게 풀어 줄 연속 인터뷰를 마련했습니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혜리 "투표는 권리이자 힘, 여러분 함께해요!
② 영화감독 이준익 "선거는 혁명…투표 포기는 '셀프디스'"
③ 웹툰작가 김보통 "투표 안 하면, 안 바뀝니다"
(계속)




-. 작가의 말 : "투표 안 하면, 안 바뀝니다."
-. 김보통은? 만화가.

2014년 올레 웹툰에 청년 암환자의 이야기를 다룬 '아만자'로 데뷔했고, 2014 오늘의 우리만화상을 수상했다. 이후 <한겨레>와 유료 웹툰 플랫폼 '레진코믹스'에서 'DP-개의날'을 연재했다. 탈영병과 이를 잡는 헌병대(DP)의 이야기를 통해 한국 군대 내 인권 문제를 다뤘다. 드라마로도 제작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뒷 이야기
"인터뷰 말고, 투표 독려하는 4~6컷 만화는 어떨까요."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는 웹툰작가 김보통에게 '투표 독려' 인터뷰를 요청했다. 돌아온 답변은 '만화를 보내겠다'였다. 그를 인터뷰하고 싶은 이유는 단 하나였다. 그가 최근 연재를 마치고, 책으로도 출간한 만화 'DP-개의 날'을 보고 감동을 받았기 때문이다.

탈영병을 잡는 군인, 육군 헌병대 군무이탈체포조(DP)라는 낯선 소재를 통해 대한민국 군대 내 인권 문제를 정면으로 파헤쳤다. 군대 부적응자로 불리는 '탈영병'의 삶, 그들이 왜 탈영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주목한 것이다.

만화를 본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은 "군대 내 메커니즘을 잘 반영한 작품"이라면서, 자신이 강의하는 "대학교 수업 부교재로 쓰겠다"고 SNS에 전한 바 있다.

개인적으로 'DP-개의 날'을 보면서, '나는 그저 운이 좋아 무사히 전역할 수 있었구나'라고 생각했다. 최근 5년간 하루 평균 1.6명이 탈영하는 군대에서 별 탈 없이 군 생활을 마친 것은, 내가 빠릿빠릿하게 군 생활을 잘해서가 아니었다. 그저 운이 좋았던 것뿐이다.

그래서일까. 김보통을 만나면 '대한민국, 정치, 선거'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올 것 같다는 막연한 기대가 생겼다. 하지만 그는 인터뷰를 정중히 거절하고, 대신 자기 생각을 담은 5컷의 그림을 보내왔다.

'DP-개의 날'에는 이런 대사가 있다. 탈영병 오성환은 자신을 쫓는 주인공에게 "그렇게 숱하게 얻어맞던 날들엔 어디서 뭐 하다 지금은 이 난리를 치면서 쫓는 거냐"고 묻는다. 군대가 바뀔 거라고 주인공이 설득하자 "제가 쓰는 수통 밑에 1953이라고 새겨져 있어요. 6·25 때 쓰던 거예요. 수통도 안 바뀌는데 무슨…"이라고 말한다.

만화 속 대사처럼 현실은 견고하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바뀌지 않을 것 같다. 그러니 투표해도 안 바뀔 거라는 생각은 어쩌면 당연하다. 하지만 지난 총선 투표율을 보자. 겨우 절반을 넘는 수준이었다. 아직 변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당신의 한 표가 그 시작일 수 있다. 분명한 것은 투표 안 하면, 절대 안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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