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공을 던질 때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도박 스캔들'을 일으켰던 프로야구 삼성의 선발투수 윤성환이 논란 속에 등판한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첫 경기에서 개인 통산 100승을 달성했다. 그러나 기쁜 내색은 전혀 하지 않았다. 오히려 고개를 숙였다.
6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원정경기에서 6이닝 4실점을 기록한 윤성환은 타선의 폭발로 삼성이 11-6으로 승리하면서 승리투수가 됐다.
프로야구 역대 25번째 개인 통산 100승. 하지만 윤성환은 마냥 기뻐할 수는 없는 처지였다.
윤성환은 100승 달성 소감을 묻는 질문에 "일단 100승보다는 작년에 한국시리즈에서 못 뛰어 팀에 피해를 끼쳤는데 오늘 승리한 것에 만족한다. 앞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 승리에 기여하고 싶다"고 답했다.
윤성환과 안지만의 해외원정 도박 혐의는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 수사가 계속되고 있지만 결론이 나지 않고 있고 최근 들어 참고인 중지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에 삼성은 둘은 1군에 합류시키기로 결정했지만 팬들의 시선은 여전히 따갑다.
윤성환은 "그동안 너무 야구를 하고 싶었다"며 "불미스런 일로 늦어졌는데 앞으로 야구장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 팬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평소보다 취재진이 많아 놀랐다는 윤성환은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애썼다. 심리적인 압박감이 상당했을 경기다.
윤성환은 "그동안 준비를 잘 못했다. 연습 투구도 부족했다. 마운드에 올라갈 때는 별 생각이 없었다. 담담하게 던졌다"며 "첫 공을 던질 때는 만감이 교차했다. 첫 경기를 잘 치러 만족한다"고 말했다.
한편, 안지만도 이날 9회 마운드에 올랐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스코어와 관계없이 컨디션 점검차 안지만을 등판시킬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특유의 힙합 스타일을 버리고 똑바로 모자를 쓰고 나왔다. 안지만은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