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우승후보로 거론됐던 한화임을 감안하면 출발이 썩 좋지 않다. 아직 초반이긴 하지만 1위 넥센(5승3패1무)과는 3경기 차로 벌어졌다.
한화의 초반 고전은 선발진의 붕괴 때문이다. 특히 에이스 에스밀 로저스의 공백이 컸다. 로저스는 스프링캠프 중 팔꿈치 통증으로 시범경기에 이어 정규리그에도 나서지 못하고 있다.
▲"로저스 직구는 대포…안타 쳐도 상대하기 싫다"
확실한 선발 카드가 사라진 한화는 올 시즌 최소 1승, 혹은 2승이 날아간 셈이다. 지난해 로저스는 10경기 등판, 6승2패 평균자책점(ERA) 2.97을 찍었다. 만약 다른 구단 에이스들처럼 로저스가 2번 등판했다면 최소 1승 이상은 챙겼을 터였다.
여기에 로저스는 완투승이 4번, 완봉승이 1번 있을 정도로 소화한 투구 이닝이 많았다. 평균 8이닝에 육박했다. 이는 팀의 불펜 부담을 확실하게 덜어내는 요인이었다. 가뜩이나 등판이 잦은 한화 불펜에 로저스는 그야말로 오아시스나 다름없었다.
특히 로저스의 구위는 압도적이라는 평가다. 최고 구속 150km가 넘는 강속구에 슬라이더, 커브도 예리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19승22패 ERA 5.59의 명성이 헛되지 않았다. 올해 190만 달러(약 22억 원)의 역대 외인 최고 몸값을 받는 이유였다.
타석에서 느끼는 두려움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 선수는 "로저스를 상대로 간혹 안타를 쳤어도 다음 타석에 들어가기가 정말 싫다는 생각이 든다"고 털어놨다. 이어 "로저스가 최근 나오지 못하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4월 말 복귀 예정" 한화, 최대한 버티기
그런 로저스는 과연 언제쯤 복귀할 수 있을까. 등판이 늦어지면서 이런저런 소문들도 꼬리를 물고 있다.
일단 로저스는 충남 서산 2군에 머물며 캐치볼을 소화하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통증은 없는 상황이지만 조심스럽게 복귀 수순을 밟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태업 등 소문들에 대해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번 주 불펜 투구로 몸 상태를 점검한 뒤 이상이 없으면 다음 주 2군 경기에 등판할 예정이다. 구단 관계자는 "순조롭게 과정을 거친다면 이달 말 1군에 복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는 또 다른 선발 자원인 안영명도 1군에 없다. 로저스처럼 언제 복귀할지 미정이다. 때문에 한화는 올해 8경기에서 절반이나 퀵후크(3실점 이하의 선발 투수의 6회 이전 강판)가 나왔다. 지난 10일 NC 원정에서 알렉스 마에스트리의 6이닝 비자책 1실점이 팀의 첫 선발승이었다.
선발진의 구멍은 김성근 감독이 "4월이 최대 고비"라고 말한 이유다. 로저스와 안영명이 복귀할 때까지 최대한 버텨내야 하는 한화다.
일단 한화는 국가대표 외야수이자 테이블 세터 이용규가 복귀했다. 몸 상태를 보고 12일 두산과 홈 경기 출전 여부가 결정된다. 과연 한화가 힘겨운 4월을 어떻게 견뎌낼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