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의 성남 축구 '화려하지 않아도 이긴다'

김학범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성남의 축구요? 한 발 더 뛰는 축구입니다."


김학범 감독은 성남의 전성기를 이끈 감독 중 하나다. 코치로서 K리그 3연패를 일궜고, 감독으로서 2006년 K리그 정상에 올랐다. 2008년을 마지막으로 성남을 떠난 뒤 허난 젠예(중국), 강원FC를 거쳐 2014년 9월 다시 성남 사령탑으로 돌아왔다. '왕의 귀환'이었다.

성남의 상황은 많이 달라졌다. 화려한 멤버를 구축해 '레알 성남'이라고 불렸던 때와 달리 시민구단으로 전환하면서 지원이 확 줄었다.

당연히 김학범 축구도 조금 바뀌었다.

김학범 감독은 "우리는 돈을 많이 쓸 수 없는 상황이다. 이리저리 끼워맞춰서 해야 한다"면서 "화려한 축구, 누구 말대로 보기 좋은 축구를 하기는 어렵다. 콘셉트는 분명히 상대보다 한 발 더 뛰고, 상대를 괴롭히는 축구"라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어느 팀도 우리를 쉽게 볼 수 없는 팀을 만들자고 했다. 그러려면 한 발 더 뛰어야 한다. 뛰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재료가 있어도 이길 수 없다. 그런 축구가 성남의 축구"라고 덧붙였다.

K리그 클래식 3위를 달리고 있는 성남FC.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최근 김학범 감독이 유심히 보고 있는 축구가 바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축구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같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FC바르셀로나나 레알 마드리드처럼 화려한 축구를 하지 않지만, 2위를 달리고 있다. FC바르셀로나가 36경기 104골, 레알 마드리드가 105골을 넣은 반면 60골을 넣는 데 그쳤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상대를 압도하기보다는 한 발 더 뛰는 축구로 승리를 거듭하고 있다.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은 "우리 멤버로는 점유율 축구를 할 수 없다. 더 뛰고, 더 압박하는 축구를 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김학범 감독도 "우리가 가진 환경에서 진짜 필요한 색깔에 맞게 최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할 수 있는 역량으로 최고의 성적을 뽑아내는 것이 내 일"이라면서 "콘셉트를 어떻게 잡느냐갸 중요하다. 우리 구성에 맞춰 어떤 축구를 하느냐다. 나도 좋은 선수들을 데리고 축구를 해봤다. 다만 지도자는 팀에 맞게 운영해야 한다. 얼마나 효율적으로 뽑아내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성남은 2일까지 4승3무1패 승점 15점으로 3위를 달리고 있다. 12개 구단 가운데 세 번째로 많은 13골을 넣었지만, 공격 시도가 많은 팀은 아니다.

실제로 슈팅 수는 77개로 9위, 유효 슈팅도 42개로 9위다. 그만큼 효율적인 경기를 했다. 내용 면에서 밀린 경기도 있었지만, 결국 이겼다. 김학범 감독이 만든 성남의 축구, 바로 이기는 축구다.

김학범 감독은 "프로는 결국 투자와 비례하지만, 투자가 다는 아니다. 성적을 내고, 우승을 하고, 스타가 있어야 관중이 는다"면서 "결국 승부의 세계는 이겨야 한다. 모든 쏟고 이겨야 한다. 1골을 넣더라도 이겨야 한다. 그게 프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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