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터? 내년 우승은 힘들다"…라니에리의 냉철한 현실 직시

거대 자본으로 스타급 선수 영입하는 클럽의 우승 예상

1884년 창단한 레스터 시티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정상에 올랐다. 레스터 역사상 1부리그 우승은 132년 만에 처음이다.(사진=레스터 시티 공식 트위터 갈무리)
레스터 시티의 동화 같은 우승은 또다시 나올 수 있을까. 올 시즌 레스터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이끈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은 한동안 다시 볼 수 없는 결과라고 예상했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가 개막할 당시 베팅업체들은 레스터의 우승 가능성을 5000대1로 예상했다. 지난 시즌 가까스로 강등을 피한 클럽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달성 가능성이 없다는 뜻이었지만 시즌 초반의 돌풍은 마지막까지 이어졌고, 결국 창단 첫 1부리그 우승의 성과까지 달성했다.

사실 레스터는 주전 선수 11명의 총 이적료가 2400만 파운드(약 400억원), 전체 선수의 연봉을 합쳐도 5000만 파운드가 되지 않는 중소규모 클럽이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팀 첼시FC의 전체 선수단 연봉이 4000억원 규모라는 점에서 레스터가 대단한 선수들이 모인 클럽이 아니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


라니에리 감독 역시 흔히 이야기하는 ‘A급’ 감독은 아니었다. 꾸준하게 중상위권 클럽을 이끌었지만 레스터 부임 전 그리스 국가대표팀에서 부진한 성적에 그치며 지도자 경력이 사실상 끝나는 듯했지만 시즌 개막을 앞두고 나이젤 피어슨 감독을 대체할 감독을 찾아 나선 덕분에 프리미어리그 클럽을 이끌 수 있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레스터의 우승은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결과의 연속이다. 그렇다면 레스터가 다음 시즌도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까. 라니에리 감독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했다.

라니에리 감독은 “거대한 자본은 위대한 팀을 만들고, 일반적으로는 그들이 승리한다”면서 “다음 시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10년 뒤, 20년 뒤에도 비슷한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라니에리 감독은 약 20년을 주기로 레스터와 같은 깜짝 우승의 주인공이 탄생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2부리그에서 승격해 1977~1978시즌 곧바로 1부리그 정상에 오른 노팅엄 포레스트나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해 세 번째 시즌만인 1994~1995시즌에 우승한 블랙번 로버스에 이어 올 시즌 레스터까지 모두의 예상을 뒤엎은 깜짝 우승은 약 20년을 주기로 일어났다.

프리미어리그 우승으로 막대한 수익과 함께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해야 하는 라니에리 감독이지만 선수단 운영에는 현재와 같은 기준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노팅엄 포레스트나 블랙번 로버스가 우승한 이후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는가. 거대한 자본이 투자되거나 세계적인 선수를 영입하는 팀이 우승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분석한 그는 “이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는 것이다. 슈퍼스타는 필요하지 않다. 스타 선수 없이도 반드시 필요한 선수를 데려와 선수단을 강화하겠다”고 분명한 의지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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