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빌워' 물량공세 이겨낸 '곡성'…초반 흥행 돌풍 비결은?

영화 '곡성'의 출현으로 국내 박스오피스에 이변이 일어났다. 이길 자가 없던 무적의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이하 '시빌 워')를 '곡성'이 꺾은 것이다. 압도적인 스크린 차이에도 불구, 관객들이 응답해 그 의미가 더욱 크다.

1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상망에 따르면 '곡성'은 11일 전야개봉으로 관객수 17만 명을 돌파하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섰다. 이날 '시빌 워'는 8만 명의 관객수를 기록했다.

이날 '곡성'은 총 891개의 스크린에서 개봉했고, 2,147번 상영됐다. '시빌 워'가 1,444개 스크린, 5,411번의 상영횟수를 보유한 것과 2배 가량의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반대로 관객수를 보면 '시빌 워'보다 2배 가량 많다.


'곡성'은 이미 예매율부터 흥행 조짐을 보였다. 개봉 전 예매율을 살펴보면 '곡성'이 '시빌 워'를 누르고 31.7%로 1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어떻게 '곡성'은 초반부터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을까. 일단 나홍진 감독표 스릴러에 대한 믿음을 무시할 수 없다.

나 감독은 지난 2008년 영화 '추격자'로 널리 이름을 알리고, 2년 후 영화 '황해'로 특유의 농도 짙은 리얼리즘을 선보였다.

악령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곡성'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다.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은 나 감독의 노골적인 리얼리즘과 어두운 공포가 뒤섞여 한 순간도 긴장을 놓칠 수 없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 3대 영화제인 칸국제영화제 출품은 신뢰도를 더욱 높였다. '곡성'은 현재 제69회 칸국제영화제(이하 칸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된 상황이다.

개봉 시기가 칸영화제 개최 시기와 겹치기도 하고, 이미 그 작품성을 보장받은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큰 홍보효과를 누릴 수 있다.

'시빌 워'와 '곡성'이 전혀 다른 장르의 영화라는 점도 흥행 요인 중 하나다.

'시빌 워'가 규모가 큰 마블코믹스의 할리우드식 영웅물이라면, '곡성'은 한국적 정서로 가득한 '한국식 공포 스릴러물'이다.

아무래도 관객 수요층이 겹치지 않다보니 '시빌 워'가 수용하지 못했던 관객들이 '곡성'으로 몰렸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곡성'의 배급사 이십세기폭스코리아㈜ 관계자는 12일 CBS노컷뉴스에 "일단 관객들의 궁금증과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내용이었고, 나홍진 감독과 배우들에 대한 믿음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문을 열었다.

대중성과 작품성이 공존한다는 인식과 나홍진 감독의 독특한 색깔 역시 많은 도움이 됐다.

이 관계자는 "칸 영화제 초청이 대중성과 함께 작품성도 갖고 있는 영화란 인식을 줬고, '곡성' 같은 독특한 매력을 가진 영화에 관객들이 목말라 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비결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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