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은 14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와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10라운드에서 산토스의 선제골과 상대 자책골을 묶어 2-1로 승리했다.
이 경기는 올 시즌 양 팀의 38경기 가운데 한 경기지만 K리그 역사상 최초의 단일 연고를 사용하는 두 팀의 첫 번째 대결이라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있었다. 정치적 성향과 계급적, 경제적 차이가 만든 세계적인 더비 경기와 같은 치열한 자존심 대결은 아니었지만 분명 K리그 역사에 오래 기억될 경기였다.
수원을 연고로 하는 두 팀의 대결은 경기 전부터 큰 관심을 불러모았다. 객관적인 전력의 차이는 분명했지만 두 팀 모두 서로의 승리를 자신했다. 수원의 ‘진짜 주인’이 되겠다는 열망을 분명하게 보여줬다.
계속해서 염기훈이 버틴 왼쪽 측면으로 공격을 시도했던 수원 삼성은 김건희가 왼쪽 측면에서 낮고 빠르게 크로스를 상대 골문으로 보냈고, 산토스가 수비수 두 명을 뚫은 패스를 그대로 오른발로 차 넣으며 선제골을 뽑았다. 산토스는 수원FC의 팬이 모인 가변좌석 앞에서 하트 세리머니를 선보이며 경기를 후끈하게 달궜다.
수원 삼성이 1-0으로 앞선 전반 39분에는 두 팀의 뜨거운 신경전이 펼쳐졌다. 이상호와 김한원이 공 다툼을 하는 과정이 과열되며 둘의 신경전이 벌어졌고, 이에 두 팀 선수들이 달려들어 자칫 커질 수 있던 상황을 정리했다. 물론 이상호는 전반 종료를 알리는 주심의 휘슬에 곧장 김한원을 찾아가 사과했다.
전반 43분에는 수원FC 골키퍼 박형순의 멋진 선방도 나왔다. 수원FC의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염기훈이 하단 구석을 향해 왼발로 찬 정확한 슈팅을 향해 몸을 날린 박형순이 오른팔을 뻗어 막으며 수원종합운동장을 찾은 축구팬으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분명 골이 터진 덕에 전반 보다는 후반 들어 더욱 치열한 승부가 펼쳐졌다. 두 팀은 각자 쐐기골과 만회골을 위해 쉴새 없이 공격을 주고 받으며 빠른 흐름으로 눈을 뗄 수 없는 경기를 이어갔다.
경기 초반부터 빠른 경기 운영으로 체력을 소모한 탓에 경기가 막바지로 접어들며 양 팀 선수들의 체력 저하가 눈에 띄었다. 수원 삼성 수비수들은 저돌적인 김병오의 돌파를 막지 못했고, 수원FC의 베테랑 수비수 김한원은 종아리에 쥐가 나 교체됐을 정도로 엄청난 체력 소모가 불가피한 경기였다.
하지만 후반 39분 두 팀의 희비를 가른 결승골이 터졌다. 염기훈이 오른쪽 측면에서 상대 문전을 향해 길게 프리킥한 공이 수원FC 수비수 김종국의 머리에 맞고 그대로 골대 안으로 향했다. 이 자책골이 수원 삼성에는 다시 힘을 낼 수 있는 보약이었고, 잔뜩 기세가 올랐던 수원FC는 기가 꺾이는 결승골이었다. 5분의 추가시간 동안 수원FC의 파상공세가 펼쳐졌지만 경기는 그대로 2-1 수원 삼성의 승리로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