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교 씨 고마워"…근로정신대 할머니의 감사 손편지

양금덕 할머니, 日 전범 기업 광고 거절한 송혜교에 편지 보내

배우 송혜교. (사진=황진환 기자)
10대 어린 나이에 일제강점기에 현지로 끌려가 강제 노역을 한 할머니가 일본 전범기업 CF를 거절한 배우 송혜교에게 감사 편지를 보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됐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은 15일 오후 일제강점기에 미쓰비시중공업으로 끌려가 강제노역을 한 양금덕(85) 할머니가 미쓰비시자동차 측의 광고 제의를 거절한 배우 송혜교에게 쓴 편지를 공개했다.

양 할머니는 편지에서 송혜교를 '송혜교 선생님'이라 칭하며 "우리나라 대통령도 못한 훌륭한 일을 송 선생님이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눈물이 나고 가슴에 박힌 큰 대못이 다 빠져나간 듯이 기뻤다. 날개가 달렸으면 훨훨 날아갈 것 같았다"고 벅찬 마음을 담았다.

이어 "너무도 장한 결심을 해 주셔 감사하다"며 "우리들은 돈이 문제가 아니고 일본 아베총리와 미쓰비시한테 사죄 받는 것이 첫 번째 바람이다. 기필코 사죄를 받아야 저 세상 가더라도 눈을 감고 가겠다"고 심경을 밝혔다.

양금덕 할머니가 배우 송혜교에게 보낸 감사 손편지. (사진=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제공)
편지에 따르면, 양 할머니는 나주초등학교 6학년에 다니고 있던 1944년 5월경 "일본에 가면 돈도 벌고 좋은 공부도 시켜준다. 중학교도 갈수 있다"는 일본인 교장의 말에 속아 미쓰비시중공업 나고야 항공기제작소로 동원돼, 18개월여 동안 강제노동에 시달렸다. 임금은 한 푼도 받지 못했다.

1999년 일본정부와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나 2008년 최고재판소에서 패소했고, 한국법원에 다시 소송을 제기해 1심(2013.11.1.), 2심(2015.6.24.)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판결에 불복한 미쓰비시 측의 상고로 이 사건은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송혜교는 지난 3월 미쓰시비자동차의 중국 광고 모델을 제안받았으나 고사했다. 돈 때문에 전범기업으로 책임있는 행동을 다 하지 않은 미쓰비시자동차의 광고 모델이 될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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