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0억 특급도 인정 "강정호, 직구 조심해야 했는데…"

16일(한국 시각) 미국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원정에서 불방망이를 휘두른 강정호(29 · 피츠버그). 상대 특급 투수들로부터 결승 2루타와 홈런 등 장타를 터뜨리며 2-1 승리를 이끌었다.

강정호는 이날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7회 2사 2루에서 우중간 2루타를 뽑아냈다. 상대는 좌완 특급 존 레스터. 6회까지 노히터, 7회 2사까지 삼진 9개를 뽑아내며 무실점 역투하던 레스터였다.

그런 레스터였으나 강정호의 벽을 넘지 못했다. 강정호는 볼카운트 1-1에서 레스터의 시속 148km 바깥쪽 다소 높은 직구를 받아쳐 우중간 워닝 트랙으로 날렸다. 2루 주자 스탈링 마르테를 넉넉히 홈으로 불러들인 선제 적시타였다.

결국 호투하던 레스터는 강정호에게 불의의 한방을 맞은 뒤 마운드를 내려가야 했다. 이날 레스터는 6⅔이닝 9탈삼진 2피안타 2볼넷 1실점의 쾌투에도 패전의 멍에를 써야 했다. 시즌 4승2패, 평균자책점 1.88을 기록했다.


경기 후 레스터는 강정호의 타격을 인정했다. 레스터는 "강정호는 직구를 잘 치는 타자"라면서 "노력했지만 제구가 되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강정호 역시 경기 후 중계 인터뷰에서 "레스터가 너무 잘 던졌고, 득점권에 주자가 있던 7회 찬스가 중요했다"면서 "실투를 놓치지 않고 친 것이 잘 이어졌다"고 말했다.

레스터는 2014시즌 뒤 컵스와 6년 1억5500만 달러(약 1700억 원)에 계약한 특급 좌완이다. 2006년 데뷔 후 131승 81패 평균자책점 3.51을 기록 중이다. 세 차례나 올스타전에 나선 바 있다.

강정호는 9회 상대 마무리로부터 쐐기 홈런까지 뽑아냈다. 강정호는 1-0으로 불안하게 앞선 9회 1사에서 헥터 론돈의 7구째 시속 155km 강속구를 통타, 왼쪽 담장을 넘기는 1점 홈런을 터뜨렸다.

레스터의 말대로 강정호는 과연 직구를 정말 잘 때리는 타자였다. 강정호는 홈런에 대해 역시 "상대가 6개 연속 슬라이더를 던져 직구를 기다렸는데 마침 한가운데 실투가 와서 홈런을 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상대 특급 투수도 인정한 강정호의 맹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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