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의 책임자인 내가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 (이철근 전북 현대 단장)
K리그 클래식의 ‘1강’ 전북 현대가 엄청난 위기를 맞았다. 창단 이래 최악의 위기다.
부산지검 외사부(김도형 부장검사)는 지난 22일 전북 소속 스카우트 C씨를 우호적인 판정을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두 명의 심판에 뒷돈을 건넨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K리그를 이끌어가는 구단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전북이 ‘심판 매수’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축구계에 엄청난 충격을 불러일으켰다. 과거 일부 선수의 승부조작 가담, 지난해 승부조작 혐의가 공개됐던 경남FC에 이어 전북까지 유사한 비위를 저질렀다는 점에서 국내 축구계가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전북은 즉시 C씨의 직무를 정지하고 대외적인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성적을 좌지우지할 심판 매수가 스카우트 개인의 비위라고 선을 그은 전북의 사과문에 오히려 축구팬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
결국 전북은 최근 10년간 무서운 성장을 이끈 두 ‘리더’ 이철근 단장과 최강희 감독이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실상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히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2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멜버른 빅토리와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을 마친 뒤 취재진과 따로 만난 최강희 감독은 “한 팀에 10년 이사 있으면서 신뢰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는데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생겨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머리를 숙였다.
함께 자리한 이철근 단장 역시 “전북 현대를 사랑하고 K리그를 좋아하는 팬을 실망시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구단 책임자로서 모든 결과에 따라 후속조치를 준비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구단 정책을 만들겠다. 다시 한 번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최 감독과 이 단장은 단순한 사과를 위해 취재진에 앞에 나서지 않았다. 이들은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모든 책임을 짊어지겠다는 분명한 뜻을 밝혔다.
최강희 감독은 “이번 사태는 전적으로 감독의 책임이다. 구단도 피해자고, 팬들에게도 사과해야 할 일”이라고 최악의 경우 감독직을 내려놓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철근 단장도 “이번 일은 선수단이 아닌 구단의 책임이다. 단장인 내가 모든 책임을 질 각오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 단장은 이 발언을 사의로 받아들여도 되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그렇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