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전' 유시민 "강남역 사건, '여혐' 살인인 이유는…"

'썰전'에 출연한 유시민 작가. (사진=방송 캡처)
여성혐오 살인이냐, 정신질환 살인이냐. '썰전'의 유시민 작가와 전원책 변호사가 강남역 살인사건을 두고 팽팽한 토론을 펼쳤다.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선 강남역 살인사건은 20대 여성이 아무 이유 없이 남녀공용화장실에서 칼로 살해당한 사건이다. 범행을 저지른 남성은 경찰 조사 결과, 정신질환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지만 여전히 사회 저변에 깔린 여성 혐오가 살인의 원인이 됐다고 보는 시선이 많다.

26일 방송된 JTBC '썰전'에서 전원책 변호사는 강남역 살인사건을 '정신질환 범죄'라고 정의하며 "언론이 성별 갈등을 부추기는데 범인은 본인이 100%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대상에게만 범행을 하기 때문에 여성이 피해자가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같은 범죄의 빈번한 발생과 높은 재범율은 약한 형량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전 변호사는 "외국이었으면 종신형이었을 사건도, 한국은 형량이 너무 낮다. 범죄자를 지속적으로 감시하는 사회보호법이 해결책이 될 수 있는데 이중처벌이라며 반대하고 있다"면서 "정신병이 심하면 법적으로 처벌하지 않고, 심신미약 판정을 받으면 감형된다. 조두순이 그 대표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유시민 작가의 생각은 달랐다. '정신질환'보다는 '정신질환'의 표현 방식에 주목했다.


유 작가는 "형량이 낮은 것도 물론 이유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는 여성을 최후의 식민지로 생각하는 인식 개선이 우선"이라고 반론을 펼쳤다.

남성이기 때문에 안전하게 길거리를 다니고, 여성이기 때문에 그렇지 못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남성들은 길 가다가 뒤에 누가 따라 올 때, 자기보다 몸집이 작으면 신경쓰지 않지만 여성들은 몸집과 관계 없이 그것만으로도 범죄의 공포에 떨어야 한다. 남성들은 이 점을 생각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시민 작가가 제시한 통계에 따르면 한국은 OECD 34개국 중 살인사건 피해자 여성 비율이 2008년에 1위를 기록하고, 2011년에도 2위에 올랐다.

그는 끊임없이 생명을 위협받는 여성 인권의 실태를 강조하며 지난 1988년 '내귀에 도청장치' 사건을 언급했다.

유시민 작가는 "왜 하필 그 사람의 정신분열에 '도청'이 들어왔냐는 것이 핵심이다. 그것은 당시 국민들에 대한 도청·감청이 빈번했던 시대가 피해망상에 반영된 것"이라며 "여성들을 하찮게 여기거나 무시하는 심리상태가 은연 중에 퍼져있기 때문에 '여혐'(여성혐오)이 가해자 정신분열에 들어온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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