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일(한국시각)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의 레드불 아레나에서 열린 스페인과 평가전에서 1-6으로 완패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랭킹 6위(스페인)와 54위(한국)의 수준 차이는 생각 이상으로 컸다. 더욱이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을 앞둔 스페인은 더욱 전투력이 상승한 상대였다는 점에서 실력 차는 더 클 수밖에 없었다.
최전방 공격수부터 최후방 골키퍼까지, 그 누구도 안정적이지 못했다. 사실상 처음으로 아시아권을 벗어난 ‘슈틸리케호’는 상대를 위협할 그 어떤 무기도 들지 않은 채 전장에 나선 모습이었다.
4년 전 스페인을 상대로 A매치 데뷔전을 치러 4실점 했던 골키퍼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은 한국 축구에 20년 만의 6실점 악몽을 남긴 채 또 다시 고개를 떨궜다.
군사훈련까지 미뤄가며 스페인과 대결에 강한 의지를 보인 기성용(스완지 시티)이 이끄는 미드필더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경기 전 컨디션 저하로 대표팀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던 기성용의 존재감은 그 어느 때보다 부족했고, 파트너 한국영(카타르SC)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2선 공격수들도 존재감이 떨어진 것은 마찬가지다. 특히 기대가 컸던 손흥민(토트넘)이 슈팅 1개의 초라한 기록을 남긴 채 후반 16분 이재성(전북)와 교체되며 가장 큰 아쉬움을 남겼다. 남태희(레퀴야)와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황의조(성남)도 별다른 활약을 남기지 못했다.
선발 출전 선수들의 부진한 경기력 덕분에 후반 교체 투입된 이재성과 주세종(서울)의 활약상이 돋보였다. 특히 0-5로 뒤진 후반 38분 이재성의 패스를 받은 주세종의 만회골이 이 경기에서 한국 축구가 가장 빛난 순간이었다. 해외파의 부진을 두 명의 K리거가 만회한 덕에 5일 체코와 경기에 다시 한 번 기대를 걸어볼 수 있게 됐다.